SK이노베이션이 사상 최저의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정철길 SK C&C사장이 SK이노베이션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SK그룹은 9일 SK이노베이션의 새 대표이사로 정철길 사장을 임명했다.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정 사장은 지난 1979년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으로 입사해 그룹 구조조정추진본부에서 구조조정업무를 담당한 경험이 있다.

정 사장은 국내사업 위주였던 SK C&C의 사업구조를 글로벌 사업구조로 바꾸고 기업 가치를 크게 성장시킨 바 있다.

SK C&C 사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한 중고차 사업 '엔카'를 육성해 위기돌파형 CEO로 평가되고 있다.

정 사장은 호탕한 리더십의 소유자이지만 업무처리에 있어서는 세밀한 내용도 직접 챙기는 꼼꼼한 성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주력사업인 정유부문에서 최악의 실적 부진으로 실적 중심의 인사를 단행했다.

정제 마진 악화와 함께 국제유가 급락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올해 3분기 정유사업의 영업 손실은 2분기 영업손실 보다 더 나빠진 2천261억원에 달했다.

SK그룹이 정유·석유화학 사업을 이끌어 온 구자영 부회장을 후선으로 빼고 정 사장을 기용한 것은 SK이노베이션의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외부적 요인에 따라 실적이 곤두박질 친 탓이 크지만 위기 상황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데 따른 CEO의 책임을 묻는 차원의 인사가 단행된 것으로 관측 하고있다.

이에 따라 정사장은 에너지∙화학 업계의 구조적 위기를 극복하는 중대한 역할을 맡게 됐다.

정철길 사장은 실적 개선을 위한 과감한 사업구조 재편 작업에 착수하고 비용관리와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 경영전략을 펼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정철길 사장을 SK C&C 출신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SK이노베이션에서 자원개발업무를 오랫동안 담당한 전문가"라며 "사실상 내부 승진이나 마찬가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