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회, 선진국선 대주주 의결권 제한 없어
전경련, 기업규제3법 쟁점과 문제점 긴급 좌담회 개최
상법 개정안 적용…국익 위협하는 위험한 법
김태우 기자
2020-11-19 14:32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상법 개정안의 '3%룰'(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 의결권을 3% 이하로 제한) 같은 규정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금까지 경제개혁연대 등 일부 시민단체는 이스라엘, 이탈리아 등에서 대주주를 배제한 채 소수 주주의 의결만으로 이사를 선임한다고 주장했지만 이것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경제개혁연대가 대한상의와 더불어민주당이 주관한 토론회와 지난 9일 논평 등에서 "이사회나 감사위원회 독립성 제고를 위해 강력한 대주주 의결권 제한 제도를 갖는 나라들이 있다"며 "이스라엘과 이탈리아는 대주주 의결권을 0%로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MoM 룰(Majority of Minority)'에 의해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고 나머지 소수 주주가 과반 찬성으로 사외이사를 뽑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스라엘 회사법에는 사외이사는 다수결로 의결하되 대주주 포함한 모든 주주의 다수결, 소수 주주의 과반 찬성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문가들은 경제개혁연대의 '3%룰'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기업규제 3법(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에 관한 긴급 좌담회 등을 통해서도 이같은 내용들이 지적된 바 있다. 


이들은 "미국, 독일, 일본 등 자본시장이 발달한 선진국에서 대주주 의결권을 제한하는 곳은 없다"며 "이스라엘과 이탈리아가 대주주 의결권을 0%로 제한한다는 주장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권재열 교수는 "이스라엘과 이탈리아는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게 아니라, 소수 주주의 동의를 받으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경제개혁연대가 이탈리아는 이사회 구성원 최소 1명을 소수 주주가 추천한 후보로 선출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다.


이탈리아 증권법에는 소수 주주가 추천한 후보 중 1명을 뽑아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때 대주주와 특수관계인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다. 결국 소수 주주들이 추천한 다수 후보들 중 대주주의 지지도 함께 받는 후보를 선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준선 교수는 "세계 500대 기업에 15개를 보유한 제조업 강국 한국과, 중소기업·관광업 위주의 이스라엘·이탈리아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자본주의가 성숙한 선진국에서 이런 과도한 법은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또 3% 룰로 인한 기밀 유출 우려는 과도한 것이며 감사위원 분리 선출 시, 외부 주주가 후보를 추천한다고 반드시 선임되는 것도 아니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그러면서 과거 경험으로 볼 때 부적절한 인물은 외부 주주들이 반대하기 때문에 이길 확률이 높지 않으면서 작년 엘리엇의 현대차 공격 사례를 들었다. 


앞서 현대차에 엘리엇이 추천한 이사 후보가 다른 외부 주주들의 반대로 선임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3% 룰이 없었기 때문에 선임을 무산시킨 결과가 나온 것이다. 3%룰을 그때 적용하면 엘리엇의 제안은 15%대 지지를 얻어 충분히 선임 가능했다. 


엘리엇은 현대차가 세계 1위의 핵심 기술을 가진 수소연료전지의 경쟁 회사인 중국 소유 발라드시스템즈 회장을 현대차에 넣으려한 바 있다.


최준선 교수는 "글로벌 펀드들이 국내 기업들을 노리고 있고 각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전쟁같은 경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3% 룰은 국익을 크게 해칠 수 있는 위험한 법"이라고 전했다. 


권재열 교수는 "입법을 하기 전에 해외 입법 사례 검토는 필수이고, 면밀한 팩트 체크가 필요하다"며 "법 개정 시 다른 국가의 제도 정보 수집을 강제하는 영국처럼 이런 과정이 제도적으로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선정 교수는 앞서 열린 전경련의 기업규제 3법 쟁점과 문제점 긴급 좌담회에서 "기업들이 외부 투기자본의 위협을 걱정하면 이를 엄살로 치부해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매우 위험한 발상이고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우리 상법에 경영권 방어수단이 취약한데, 이 상황에서 투기자본이 들어오면 경영권을 공격하며 단기 시세차익에만 몰두할게 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수출부두 [사진=부산항만공사 제공]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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