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추가 인하 여력 없어…수익성 악화 불보듯 뻔한 상황"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카드 수수료 재산정 논의를 앞두고 국회에서 잇따라 카드 수수료 인하 관련 법안이 발의되며 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법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을 돕겠다는 취지로 발의되고 있지만 새로운 국회마다 카드 수수료율 인하 논란이 불거지며 업계에선 더이상의 인하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 사진=유튜브 캡처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드 가맹점 수수료 산정을 위한 '원가 분석 및 적격비용 산출 작업'이 내년 1월 시작될 전망이다.

카드사 적격비용 산출은 2012년부터 금융위원회가 개입해 3년 주기로 실행해 이듬해 반영한다.

앞서 적격비용 산정은 2018년 5월 진행됐으며, 당시 금융당국은 가맹점 매출 규모에 따른 '우대수수료율'을 도입한 바 있다. 이는 매출 규모가 작은 영세가맹점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더 인하하라는 압박이다.

이후 연 매출액을 기준으로 △3억원 이하(영세가맹점)는 0.8%(신용카드) 또는 0.5%(체크카드) △3억~5억원 1.3% 또는 1.0% △5억~10억원 1.4% 또는 1.1% △10억~30억원 1.6% 또는 1.3%가 적용되고 있다.

새로운 21대 국회에선 이를 추가 인하하기 위한 관련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카드수수료를 낮추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담배, 주류 등 세금이나 부담금 비율이 높은 물품의 경우 연간 매출액 산정 때 제세부담금을 매출액에 산입하지 않도록 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낮추자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앞서 같은 당 구자근 의원도 중소가맹점에서 결제되는 1만원 이하 결제액에 대해서는 카드수수료를 전면 면제하고, 전통시장 내 가맹점의 경우 매출규모와 관계없이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도록 하는 내용의 여신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에 업계에선 이미 낮아질대로 낮아진 수익성에 수수료율까지 추가 인하한다면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는 불보듯 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율이 지금과 같이 낮아진 상황에선 수수료로 거둬들이는 이익보다 제반 비용이 더 크게 잡힐 수 있어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할 우려도 제기된다"며 "지금까지는 각 사에서 인력을 감축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 순익을 방어했지만 코로나19까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수수료율 추가 인하까지 이어진다면 더이상의 수익성 방어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