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기업인등 필수인력 이동촉진에 적극협의 등
3년 만에 ‘APEC 푸트라자야 비전 2040’ 정상선언문 채택
역내 경제 회복과 개방‧자유‧예측가능 무역투자 환경 조성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11.20./청와대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세계 최대 지역협력체인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참석해 역내 경제협력과 포용성 증진을 위해 세 가지를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아‧태지역 무역자유화와 경제공동체 실현’이라는 APEC의 ‘원대한 꿈’을 언급한 뒤 “코로나는 많은 것을 달라지게 했지만 우리가 추구해 온 꿈마저 바꿀 수는 없다. 위기극복을 위해 APEC이 다시 ‘연대의 힘’을 발휘할 때”라며 세가지 제안을 밝혔다. 

첫째 문 대통령은 “기업인 등 필수인력의 이동을 촉진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협의해야 한다”며 “한국은 코로나 속에서도 국경을 봉쇄하는 대신 교류를 계속하며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고 있다. 개방적 통상국이 많은 아‧태 지역의 미래 성장은 자유무역으로, 모두가 이익을 얻는 ‘확대 균형’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역내 경제회복을 앞당기기 위한 다자무역체제 강화를 역설하면서 “이러한 차원에서 한국은 WTO 개혁 논의를 위한 내년 12차 각료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 문 대통령은 “위기가 불평등을 키우지 않도록 포용적 회복을 위한 포용적 협력 방안을 마련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한다”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속에서 한국은 고용‧사회 안전망을 토대로 디지털, 그린, 지역균형 뉴딜을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을 새로운 국가발전전략으로 채택했다”고 소개하고, K방역 경험의 공유, 인도적 지원 및 치료제와 백신 개발 노력에의 동참 등 국제사회에 대한 한국의 기여를 설명했다. 

셋째 문 대통령은 “‘디지털경제’와 ‘그린경제’의 균형 잡힌 결합을 모색해야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혁신을 통해 ‘글로벌 가치사슬’을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APEC 디지털 혁신기금’을 활용하여 아‧태지역 내 5G생태계 혁신사업과 개인정보 보호 및 데이터 활용사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1월 중 중소기업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두 개의 포럼을 개최하고, 내년에는 ‘글로벌 가치사슬 내 디지털 경제역할에 대한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11.20./청와대

이날 APEC 정상들은 코로나19로 침체된 역내 경제를 회복하고, 개방적이고 자유로우며 예측가능한 무역투자 환경을 조성해야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APEC의 미래청사진으로 ‘APEC 푸트라자야 비전 2040’을 채택했다.

APEC에서 정상간 공동성명이 채택된 것은 2017년 제25차 회의 때 '다낭 선언문' 채택 이후 3년 만이다. 2018년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제26차 회의에서는 정상선언문 합의 실패로 인해 '의장 성명'으로 대체됐다. 지난해 예정했던 회의는 개최국 칠레가 자국 정치 사정을 이유로 취소하면서 정상회의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

이번에 채택한 정상선언문은 ‘2020년까지 역내 무역․투자 자유화 실현’이라는 APEC의 목표를 제시한 보고르 선언(1994)의 기한이 도래한 만큼 향후 20년간(2040년까지) 유효한 새로운 비전을 마련했다. 

미래비전은 ▲무역투자=지역경제통합,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관련 작업 진행 ▲혁신·디지털 경제=혁신기술개발 촉진, 디지털 인프라 개선, 데이터 이동 활성화 ▲포용적·지속가능 성장=질적 성장 추구, 포용적 인적자원 개발, 환경문제 대응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3가지 제안은 미래비전에 골고루 반영됐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설명했다. 특히 APEC 푸트라자야 비전 2040에 포함된 ▲무역투자 자유화 ▲디지털 경제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 등 3개 핵심 영역은 한국의 새로운 국가발전전략인 한국형 뉴딜 정책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한국은 APEC 창설국이자 주도국으로서 우리의 ‘포용국가’ 비전이 함께 잘사는 아태지역 공동체를 위한 논의로 발전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등 주요 협력 의제를 발굴하고 논의를 선도했다.

한편으로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세계 공급망을 유지하기 위한 회원국간 협력을 촉구함으로써 APEC 차원에서 무역투자 자유화와 기업인 이동 원활화에 대한 논의를 촉진하는 계기도 마련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의에서 “APEC 미래비전은 회원국 간 연대와 협력의 의지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성과물”이라면서 “자유로운 무역투자, 혁신과 디지털 경제, 포용적 성장 등 세계 경제전환기의 핵심 의제들을 균형 있게 반영한 것을 높이 평가하며, 향후 20년 아-태 지역의 공동번영을 위한 지향점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APEC 정상회의에는 문 대통령을 포함한 21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무히딘 총리, 호주 모리슨 총리, 브루나이 볼키아 국왕, 캐나다 트뤼도 총리, 칠레 삐녜라 대통령, 홍콩 캐리 램 행정수반, 인도네시아 조코위 대통령, 일본 스가 총리, 멕시코 마르케스 콜린 경제부장관, 뉴질랜드 아던 총리, 파푸아뉴기니 마라페 총리, 페루 사가스티 대통령,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러시아 푸틴 대통령, 싱가포르 리센룽 총리, 대만 장 중머우 전 TSMC회장, 태국 쁘라윳 총리, 베트남 푹 총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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