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0%까지 배정…"시장침체 상황도 생각해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향후 기업공개(IPO) 공모주 청약시 개인 투자자들에게 최대 30% 수준의 물량이 배정된다. 소액청약자를 배려하기 위해서 개인청약자 물량 가운데 절반 이상은 균등 방식으로 배정되는 점도 개선사항이다. 금융당국이 업계 안팎의 요구사항을 수용한 모양새로 제도가 바뀌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개악’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앞으로는 IPO 공모주 청약에서 개인투자자들에게 배정하는 물량이 최대 30%까지 늘어난다. 이는 현행 20%에서 10%포인트가 확대되는 조치다. 아울러 소액청약자를 배려하기 위해 개인청약자 물량 가운데 절반 이상은 균등 방식으로 배정되는 점도 특징이다.

   
▲ 사진=연합뉴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금융투자협회 등은 지난 18일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공모주 일반청약자 참여기회 확대방안’을 확정했다. 최근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공모주 청약이 ‘열풍’ 수준으로 활성화 되면서 소액청약자들의 기회가 제한된다는 지적에 따른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현재는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공모 물량의 20%가 개인청약자에게 배정되고 있으며, 하이일드 펀드와 우리사주 조합원에 각각 10%, 20%의 물량이 돌아가고 나머지는 기관투자자들의 몫으로 떨어진다.

개선안은 일단 하이일드펀드 배정 물량 10%를 5%로 축소하고 있다. 여기에서 줄어든 5%는 개인 청약자에게 돌아간다. 우리사주조합 미달 물량은 최대 5%까지 개인 청약자에게 배정하며, 우리사주조합 청약 미달 물량은 기관투자자에게 배정됐다. 즉, 개인청약자 물량은 하이일드펀드 물량 축소분(5%)과 우리사주조합의 미달 물량 최대치(5%)가 더해지면 최대 30%까지 늘어나는 것이 이번 개선안의 핵심이다.

개인청약 물량에 ‘균등 배분’ 방식이 도입되는 점도 특징이다. 물량 중 절반 이상은 균등 방식으로, 나머지는 현행 청약 증거금 기준의 비례 방식으로 배정하는 식이다. 

균등 방식(일괄·분리·다중 청약 방식 등)은 최소 청약 증거금 이상을 낸 모든 청약자에게 동등한 배정 기회를 주는 것으로, 카카오게임즈나 빅히트처럼 인기가 많은 공모주의 경우 거액의 증거금을 마련할 수 없는 소액 청약자의 참여 기회가 제한된다는 지적에 따라 마련된 조치다.

이번 조치는 개인 투자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에서는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강하게 탄력을 받은 공모주 청약시장의 ‘호황’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시장 상황이 나쁠 때에는 개인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는 몫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공모주 시장에서 청약 배정을 받으면 무조건 성공한다는 인식이 생겼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몫이 늘어났다는 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때에도 개인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 늘어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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