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50여명 참석한 싱크탱크 지난 22일 출범
굵직한 정치현안 앞두고 당내 영향력 행사할 듯
지지율 박스권 갇힌 양강구도, 제3후보 띄울수도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더불어민주당의 ‘친문 싱크탱크’로 불리는 ‘민주주의4.0연구원’이 22일 본격 출범했다. 이들은 단순 연구단체일 뿐이라면서 정치적 확대해석에 선을 긋고 있지만, 향후 대선 일정을 앞두고 당내 경선 등에서 ‘제3후보 띄우기’ 등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주의 4.0연구원은 사단법인 설립 요건인 50명을 가볍게 넘겼고, 사무실 유지와 연구활동을 위해 걷는 회비만 500만원에 달한다. 연구원 초대 이사장 겸 연구원장은 3선 도종환 민주당 의원이 추대됐고, 이사진은 이광재·박주민·최종윤 의원이 맡는다. 

또 '부엉이모임' 멤버인 전해철·홍영표·황희·김종민 의원을 비롯해 윤호중·김영배·이광재·정태호 의원 등 현역 친문 주류들이 대거 합류했다. 

연구원 사무실은 노무현재단 근처인 서울 마포구 광흥창에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광흥창팀'의 근거지에 자리 잡았다는 점에 상징적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민주주의4.0 연구원 창립총회 및 제1차 심포지엄에서 도종환 이사장 겸 연구원장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참석자들은 연구원이 친문세력화가 아니냐는 해석에 손사래를 쳤다. 황희 의원은 ‘친문의 세 과시 아닌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시기를 갖고 연구원의 목적과 의미를 짐작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어느 대선후보를 띄우려고 돈을 걷어 사단법인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엉이 모임’ 멤버들이 주축이 된 싱크탱크의 출범 시점이 이낙연·이재명 등 양대 대선주자의 정체와 맞물리며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대권 경선 등 굵직한 정치 현안을 앞두고 당내에서 이들의 입김이 세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 이낙연 대표는 지난 21대 총선 직후 여론조사(4월 28일, 리얼미터)에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40.2%로 최고치를 찍은 이래 줄곧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지사도 지난 대법원 판결 후 한동안 지지율 상승세를 보였지만 현재는 20%대의 박스권에 갇힌 상황이다.

여기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부상하면서 ‘이낙연·이재명’의 양강구도에 금이 가고 있다. 이 대표와 이 지사를 상대로 윤 총장이 예상 밖의 선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두 사람의 본선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자연스레 ‘다자 구도론’이 거론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일찌감치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민주당 외곽에서 차근차근 대권을 위한 행보를 밟고 있다. ‘노무현의 남자’ 이광제 의원은 당 미래전환K-뉴딜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으면서 주목한 친노 주자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지난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정계 은퇴를 선언했지만. 여전히 86그룹과 친문의 ‘다크호스’로 분류된다. 김경수 지사가 재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직후 부산·경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꼽히는 김두관 의원의 행보도 관심 대상이다.

황 의원은 ‘이 대표와 이 지사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정체된 가운데 친문계가 제3의 인물을 찾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이런 활동을 하다 보면 두 후보 모두 또 다른 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