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가사로 빌보드 싱글 정상 차지…한국어 위상도 높였다
경쟁·연대 절묘한 조화… 지혜 필요한 대한민국 문화예술산업
방탄소년단(BTS)이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신곡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인 '핫 100' 1위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의 노래가 '핫 100'의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세번째지만, 이번 노래는 한국어 곡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영어로 된 후렴구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가사가 전부 한국어로 된 노래가 1위에 오른 것은 빌보드 차트 62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라이프 고스 온'은 방탄소년단이 지난 11월 발매한 앨범 '비(BE)'의 타이틀 곡이다. 이 앨범은 빌보드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로써 빌보드의 메인 앨범 차트와 싱글 차트를 동시에 석권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같은 주에 '빌보드 200'과 '핫 100' 1위로 메인 앨범 및 싱글 차트 정상에 동시 진입한 가수는 미국의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와 방탄소년단뿐이다. 끊임없는 도전으로 미국 대중음악계를 석권한 그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9월 영어 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한국 가수 최초로 '핫 100' 1위에 오르는 등 지난 3개월 동안 세 번이나 차트의 정상에 올랐다. 이번에는 '라이프 고스 온'과 함께 '다이너마이트'도 '핫 100'의 3위에 올라 '톱 5'에 2곡이 포함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9월 소개된 다이너마이트는 발매 14주차에 14위에서 3위로 11계단을 '역주행'해 '톱 3'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은 트위터를 통해 "1위도 너무 감사한데 3위 안에 저희 곡이 두 개라니 정말 너무너무 감사하다. 앞으로 더 좋은 앨범을 들려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방탄소년단(BTS)의 신곡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이 빌보드 싱글 차트인 '핫 100' 1위에 올랐다. 이번 노래는 한국어 곡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영어로 된 후렴구 일부를 제외하고 전부 한국어로 된 노래가 1위에 오른 것은 빌보드 차트 62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사진=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후렴구를 제외한 가사 전부가 한국어로 된 '라이프 고스 온'이 1위에 오른 것은 의미가 각별하다. '라이프 고스 온'은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직접 가사를 쓰고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메이드 인 코리아, 메이드 바이 코리안, 한국적인 것이 통한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가 휩쓸고 있는 시기에 느낀 외롭고 불안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힐링의 메시지를 던진 것도 성공 요소로 꼽힌다. 

놀라운 것은 미국인들을 위로한 이 메시지가 한국어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한국어로 "끝이 보이지 않아 출구가 있긴 할까. 발이 떼 지질 않아. 오 잠시 두 눈을 감아 여기 내 손을 잡아"라고 노래하며 해외의 팬들을 위로했다. 해외 각국의 팬들은 한국어를 공부해 방탄소년단의 메시지를 이해했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한국의 대중 문화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올랐음을 웅변한다. 예전에 영국의 록 그룹 비틀즈를 보듯, 전세계 팬들이 한국의 방탄소년단을 바라본다. 방탄소년단의 음악, 춤, 가사, 패션 감성이 세계를 감동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 배경은 경쟁과 엘리트주의 그리고 인터넷, SNS 등 뉴미디어를 활용한 자본주의적 마케팅의 성과다. 

총괄 프로듀서 방시혁은 재능이 뛰어난 어린 영재들을 발굴해 노래, 춤, 패션, 작사, 작곡, 연주, 외국어 등 전방위로 강도높은 훈련을 했다. 뛰어난 비주얼에 열정을 갖춘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피나는 훈련과 경쟁 끝에 수많은 아이돌 홍수 속에서 살아남았고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정복했다. 엘리트주의의 실현이다. 자본투자, 경쟁과 수월성 교육, 엘리트주의 그리고 처음부터 세계를 겨냥한 뉴미디어 마케팅의 결과다.

방탄소년단이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가운데 국내에서는 오는 10일부터 '예술인 고용보험'이 시행된다. 예술인의 소득이 전년 대비 20% 감소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재정 낭비라는 비난을 뚫고 소득이 불안정한 예술인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한 조치다. 

대중 예술이든 순수 예술이든 경쟁은 치열하고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최고의 작품을 내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경쟁한다. 이 과정에서 세계 최고도 탄생하지만,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한국은 문화예술 분야에서 이미 강국이 됐으며 최고를 향해 나아갈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과 시장원리의 적용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탈락자들에 배려도 외면할 수 없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을 계기로 세계 최고의 문화예술 강국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에서 경쟁과 연대의 지혜가 발휘되기를 기대한다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