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안에서 2조2,000억원 순증된 558조원 규모
정부안보다 늘어난 것은 2010년 이후 11년만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회는 2일 저녁 본회의를 열어 총 558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표결에 부쳐 재석의원 287명 중 249명 찬성, 26명 반대, 12명 기권으로 통과시켰다.

예산안이 법정 시한 이내에 처리된 것은 국회선진화법 시행 첫해인 2014년 이후 6년 만이다.

이날 처리된 예산안은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원안 555조8,000억원에서 2조2,000억원 순증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예산안이 정부안보다 늘어난 것은 지난 2010년 예산 이후 11년 만이다.

국회는 심사과정에서 8조1,000억원을 늘리고 5조9,000억원을 깎았다. 다만 실질적인 증액과 감액 규모는 각각 7조5,000억원과 5조3,000억원이다. 이는 정부가 예산안을 제출한 뒤 질병관리본부가 승격한 요인 등으로 6,000억원씩의 증·감액 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 정세균 국무총리가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2021년도 예산안이 통과된 뒤 정부측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세부적으로 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해 3조원을 목적예비비로 새로 반영했으며, 4,400만명분의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9,000억원을 편성했다.

또 '가덕도 신공항'의 적정성 검토 연구 용역비로 20억원,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설계비 147억원이 각각 반영됐다. 다만 세종의사당 설계비의 경우 여야의 합의에 따라 관련 법안이 마련되면 집행한다는 부대의견을 달았다.

이 밖에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자동차 배출가스 관리 예산 286억원, 에너지절약시설 설치 융자 예산 200억원, 영유아 보육료 예산 264억원, 영유아 지원 예산 2,621억원이 추가됐다.

감액 요구가 있었던 지역사랑상품권 사업 15조원은 정부안을 유지했다. 국민의힘이 50% 이상 감액을 요구했던 21조3,000억원 규모의 '한국판 뉴딜' 예산은 약 5,000억원 감액됐다. 원안 유지라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이 사실상 받아들여진 것이다.

역대 최대 규모인 예산의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정부안 대비 3조5,000억원 규모로 국채를 추가 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가채무는 956조원으로 늘어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7.3%가 된다.

예산 증액 합의와 관련해 국민의힘 중진의원들은 당 지도부를 향해 “국가채무 증가를 용인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서병수 의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이번 예산안 합의 결과를 놓고 보면 과연 우리 국민들께서 정말 국민의힘을 이해해 주실까 하는 의문이 든다"며 "문재인 정권의 부채주도 성장을 위한 예산이고, 미래착취 예산이라고 할 만한데도 불구하고 국회 심사 과정에서 2조원을 더 늘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는 이날 본회의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이 6년만에 법정시한 내에 국회에 통과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코로나 재유행에 따른 민생현장의 어려움, 선도형 경제로의 전환에 따른 한국판 뉴딜 본격 추진을 감안했다"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예산안 통과 뒤 "정부는 국회가 의결해준 예산을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효율적으로 집행하겠다"며 "코로나19 재확산 위기를 맞아 방역과 경제 모두에서 국민의 삶을 든든히 지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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