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 큰손 기업고객 유치 위해 '눈치'
   
▲ 지난 1일 리뉴얼 오픈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 스위트 내부./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호텔신라가 지난 2015년 오픈한 신라스테이 마포 객실 2개 층에는 LG전자 TV가 설치됐다. 호텔신라는 삼성그룹 계열사로 삼성생명이 최대주주이다.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서울신라호텔 등에는 모두 삼성전자의 TV가 설치되어 있지만, 유독 신라스테이 마포에는 LG전자 TV가 일부 들어갔다. 그 이유는 인근에 있는 여의도 LG 본사 기업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서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호텔들이 신규 호텔을 오픈하거나 리뉴얼할때 기업고객을 배려해 물품을 구매하는 일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과 LG는 큰 손에 해당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오랜 기간 라이벌 관계로 갈등을 빚어 왔다. 양사는 올 초에는 QLED TV(삼성전자)와 올레드 TV(LG전자) 광고로 신경전을 벌였다. 또 미국에서는 LG전자 올레드 TV 광고로 갈등을 빚었으며, 삼성전자의 '냉장고 용량 비교 시험 광고' 관련 유튜브 동영상 문제로 소송전을 벌이기도 했다.

   
▲ 지난 1일 리뉴얼 오픈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객실에 삼성전자 TV가 설치되어 있다./사진=미디어펜

호텔업계 관계자는 "삼성 기업고객들이 호텔에 투숙할 때 객실에 LG전자의 TV가 있으면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다"라며 "그래서 TV를 구매할 때 거의 양사 제품 모두를 구매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지난 1일 리뉴얼 오픈한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은 한층 마다 다르게 LG전자와 삼성전자 TV를 설치했다. 예를 들어 1층에 LG전자 TV를 설치했다면 2층에는 삼성전자 TV를 설치하는 식이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의 법인은 파르나스호텔로 GS그룹 계열이다. GS그룹은 과거 LG그룹과 한 식구였던 만큼 LG와의 관계가 두텁다. 그런데도 기업고객을 배려해 일부 객실의 TV는 삼성전자 제품을 구매한 것이다. 

파르나스호텔 관계자는 "두 브랜드 모두 우리나라의 대표 브랜드이자 세계적인 수준의 제품이기도 하고 호텔 세일즈의 중요한 고객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자회사와 큰 인연이 없는 롯데호텔도 LG전자와 삼성전자 TV를 동시에 구매한다. 내년 2월 서울 여의도에 오픈하는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도 인근에 LG 본사 고객을 의식해 LG전자 TV를 다수 구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 신세계조선호텔이 부산 해운대에 오픈한 그랜드 조선 부산에는 일렉트로마트의 TV PB 제품이 설치되어 있다. 제조사는 TG삼보이다./사진=미디어펜

한편 신세계조선호텔은 신규 호텔을 오픈하면서 이마트 일렉트로마트의 PB제품을 설치하고 있다. 제조사는 TG삼보이다. 서울 마곡에 있는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 파크는 모두 LG전자 제품이 들어갔다. 이 호텔 오너가 LG그룹 계열사인 미래엠이기 때문이다. 미래엠의 지분 100%는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구 서브원)이 가지고 있으며, 이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의 지분 100%는 (주)LG가 소유하고 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