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도약 준비…파이낸셜 스토리 본격 추진
박정호 사장, SK하이닉스 부회장 겸직…유정준 SK E&S 사장도 승진
신규 선임 규모 소폭 감소…능력 있는 인재 과감한 전진배치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SK그룹이 2021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철학을 더욱 구체화 했다. 포스트 코로나 준비와 사회적 가치에 기반한 파이낸셜 스토리의 본격 추진이 이번 인사의 핵심으로 꼽힌다.

SK그룹은 3일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각 관계사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사항을 최종 협의했다고 밝혔다.

   
▲ 최태원 SK 회장 /사진=SK 제공

이번 인사는 최 회장이 최근 잇달아 강조하고 있는 경영 방향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그룹은 “각 회사가 ESG 경영을 기반으로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에게 미래 비전과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쌓는, 이른바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SK는 올 한해 치열하게 논의해 온 파이낸셜 스토리를 각 사가 내년부터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가속화하기 위해 두 명의 부회장 승진을 비롯한 사장단 인사가 단행됐다. 우선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을 겸한다. ICT 전문가인 박정호 부회장과 인텔 출신의 반도체 전문가인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의 시너지가 주목된다.

유정준 SK E&S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유 부회장은 업계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등 성장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이끌게 된다. 아울러 SK E&S는 추형욱 SK주식회사 투자1센터장을 사장으로 선임했다. 1974년생인 추 신임 사장은 소재 및 에너지 사업 확장 등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 부회장과 함께 SK E&S 공동대표를 맡을 예정이다.

추 사장은 임원에 선임된 지 만 3년만에 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는 연공과 무관하게 능력과 성과를 중시하는 SK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SK는 지난해 임원관리제도 혁신을 통해 상무, 전무 등 임원 직급을 폐지하는 등 임원관리제도를 혁신한 바 있다.

   
▲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유정준 SK E&S 대표이사 부회장, 윤진원 Governance위원장,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장 겸 mySUNI CIO 사장, 추형욱 SK E&S 대표이사 사장 /사진=SK 제공

마지막으로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염 사장은 지난 2017년부터 경영경제연구소를 이끌어 오며, 행복경영, 딥 체인지 등 SK의 최근 변화에 밑거름 역할을 해왔다는 평이다. 염 사장은 앞으로도 ESG 등 기업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과제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게될 예정이다.

한편 관계사 CEO들로 구성된 협의체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도 변화가 있다. 우선,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관계사의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해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했다.

여기에 기존 에너지·화학위원회를 없애고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해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환경 관련 어젠다를 본격적으로 다루게 된다. 이밖에 바이오소위원회, AI소위원회, DT소위원회를 관련 위원회 산하에 운영하게 된다.

SK는 이 같은 변화를 통해 환경, 지배구조 등 ESG 문제를 선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바이오, AI, DT 등 미래 먹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신설되는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에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자율·책임경영지원단장과 법무지원팀장을 맡고 있는 윤진원 사장이, 환경사업위원회 위원장에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선임됐으며, ICT위원회 위원장은 박정호 부회장이 맡게 됐다.

   
▲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번 인사를 통해 신규 선임 103명에 부회장 및 사장 승진 4명을 더해 총 107명의 승진 인사가 발표됐다. 코로나 등 경영환경을 감안하여 예년에 비해 신규 선임 규모는 소폭 감소했으나, 바이오, 소재, 배터리 등 신규 성장사업에는 능력 있는 인재들이 전진배치 됐다.

여성 인재의 발탁 기조도 유지됐다. 예년과 같은 7명이 신규 선임될 예정임에 따라 그룹 전체 여성임원 규모 또한 34명으로 증가하게 된다. SK그룹은 임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젊고 유능한 여성 임원 후보군을 조기에 발탁해 체계적으로 육성해 나아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SK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어느때보다 경영 불확실성이 큰 한해였지만, 성장을 위한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며 “내년 또한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지만 이번 인사가 그간 준비해 온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 추진하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SK그룹은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ESG의 세계적인 모범이 되는 글로벌 기업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