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전략연구원 콘퍼런스 화상 참여 “협상은 지속해야”
갈루치 “북 비핵화 의지 있어 보여…기브앤테이크 하더라”
임동원 “북핵 체제보장용‧협상용…단계적 동시병행 필요”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북한 비핵화 및 북미수교를 최종 목표로 한 로드맵인 ‘페리 프로세스’를 입안한 월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이 북한의 핵 포기와 관련해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 불가능한 임무)”이라고 밝혔다.

페리 전 장관은 2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북한의 이해-대북 협상과 교류 경험 공유’라는 주제로 개최한 국제 콘퍼런스에 화상으로 출연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유도하기를 원한다면 기본적으로 이는 ‘미션 임파서블’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북한은 경제발전을 원하지만 핵무기와 교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틀리기를 바라지만 북한의 핵 포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비관적 입장”이라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협상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바탕으로 협상해야 하고, 북한의 정상 국가화를 위해 협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페리 전 장관은 “향후 어떤 협상대표든 북한의 핵무기는 미국에 대한 억제 수단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협상대표가 북한의 안보를 보장할 다른 수단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경제적 요건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북한 국방과학원이 2일 오전 동해 원산만수역에서 잠수함탄도탄 '북극성-3'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2019.10.3/평양 노동신문=뉴스1

1994년 북핵 위기를 봉합했던 주역인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핵특사는 이날 콘퍼런스에서 “(북한이) 비핵화의 의지가 있는 것 같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북한은 처음엔 확고하게 ‘절대 무엇을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시간이 지나) 어떤 상황이 되면 (실행) 하더라”며 “완고한 입장인 것 같지만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를 하는 것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을 이끌었던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도 “북한의 핵무력 보유는 체제 보장용, 협상용”이라며 “이런 입장을 잘 이해하고 이용하면 북한의 핵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에) 정책 결정과 합의하려는 정치적 의지와 결단이 있으면 협상은 급진전된다”며 “협상 전략이나 기법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전 장관은 “북한은 미국이 북한과 관계를 개선하고 정상화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하지 않는 한 절대로 핵무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할리가 없다”면서 “북한이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의사를 아울러서 생각해야지 북한 입장만 생각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임 전 원장은 “바이든 정부가 현 상황을 고려해서 업그레이드 한 클린턴-페리식 접근법을 채택하고, ‘기브 앤 테이크’를 하고 적대관계 해소, 관계 개선을 해서 핵무기가 불필요한 환경과 평화를 보장해 비핵화를 맞바꾸는 단계적 동시병행 접근법을 쓴다면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 전 장관은 “국제관계에서는 영원한 적도 없고 영원한 우방도 없다”면서 “북한도 물론 비핵화 의지를 다시 밝히고 외교 협상에 진지하게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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