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에 대비해 '개인 방역' 철저…수학 가형 제외하고 난이도 전체적으로 평이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3일 열린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사상 초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1교시 결시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수험생들은 유난히 힘든 하루를 보냈다.

교육부는 이날 오후 설명자료를 통해 2021학년도 수능 응시자 현황을 공개했다.

전국의 수능 1교시 지원자는 49만 992명이었는데 실제 응시자 42만 6344명, 결시자 6만 4648명으로 결시율은 13.17%를 기록했다. 수능이 도입된 지난 1994학년도 이후 지난해 결시율 11.52%보다 1.65%p 올라간 역대 최고치다.

다만 올해 수능 시험장은 1383곳으로 지난 해에 비해 198곳이 늘었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시험실 당 수험생을 28명에서 24명으로 줄이면서 시험실(3만 1291곳)이 지난 해(2만 1000곳) 보다 1.5배 늘어났다.

이날 코로나 사태로 인해 확진자를 대상으로 마련된 생활치료센터나 병원에서 시험을 본 수험생은 45명으로 확인됐고, 확진자의 접촉자 등 자가격리 대상자가 응시하는 별도시험장에서는 456명이 이날 수능을 치렀다.

   
▲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일주일 연기된 지난 2017년 11월16일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수험생들이 학교에 나와 자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다만 이날 수능 고사장에 입실한 후 증상 발생 등으로 인해 별도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른 응시생은 160명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수험생 42만 5683명은 기존에 마련된 일반시험실에서 수능을 치렀다.

이날 확인된 수험생 확진자 45명을 지역별로 보면 경기 16명, 서울 15명, 인천 4명, 부산 전남 경북 각 2명, 광주 세종 충북 충남 각 1명 등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날 전국의 수험생들은 최선을 다해 준비했지만 방역 준칙을 철두철미하게 지키는 등 사상 초유의 시험장 분위기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져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염려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안양시 모 고교에서 수능을 치른 김모(18) 군은 이날 본지 취재에 "마스크를 계속 쓴 채 시험을 쳐 정말 답답했다"며 "시험지를 넘길 때 가림막 또한 불편해서 번거로웠던 것 같다. 당초 예상보다 점수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수험생들은 이날 마스크를 항상 반드시 착용하고 입실 전 체온 측정과 손 소독을 해야 했다.

한편 이날 수능의 난이도는 전반적으로 평이한 가운데 중위권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민찬홍 수능 출제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 여파로 제대로 등교 수업을 받지 못한 고 3 수험생 상황을 고려하고 초고난도 문항을 피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입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1교시 국어영역은 지난 해 수능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대체적으로 지문과 보기를 꼼꼼히 읽으면 풀 수 있는 문제로, 초고난도 문항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교시 수학영역의 경우,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치르는 가형이 지난해 보다 다소 어려워 변별력 있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존 초고난도 문항 이외에 상당히 까다로운 문제가 다수 포함되어 중위권 학생이 체감하는 난이도가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인문계열 수험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나형은 지난해 수능과 유사한 난이도거나 다소 쉬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3교시 영어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 쉬운 것으로 분석됐다.

영어영역은 점수대별로 등급이 매겨진다. 올해 전반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되고 새 유형의 문제가 등장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능 주관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이 끝난 오늘부터 78일까지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는다.

오는 14일 정답을 확정해 발표하고, 성적은 23일 각 수험생들에게 통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