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1인 시위 호응, 확산 조짐 보이며 여론전 주도
안철수, 금태섭 초청 강연...보선 앞두고 야권 연대 고리
[미디어펜=조성완 기자]21대 국회 첫 국정감사와 정기국회를 지나면서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당의 주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청와대 1인 릴레이 시위를 통해 여론전을 주도하고 있으며, 쇄신모임을 만들어 야권 연대에서도 고리 역할을 맡았다.

국민의힘 초선들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를 결정한 지난달 말부터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당초 직무배제에 항의하는 질의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하러 갔다가 외면당하면서 1인시위로 이어졌다.

초기에는 황교안 전 대표의 장외투쟁을 연상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질의서 수령을 거절했던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역구 조기축구 모임에 참석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후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는 상황에서 대여 투쟁의 주요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1월 28일 오전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1인 시위 중인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을 격려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특히 자발적인 참여와 입법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의 ‘닥치고 규탄’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주말마다 대규모 동원이 이뤄졌던 광화문 집회와는 분명한 차별점을 보여준 것이다.

시위 현장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 외에도 정진석·권영세·김기현 의원 등 중진의원들이 격려차 방문했다. 유승민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당내 대권주자는 물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현장을 찾아 격려했다.

지난 3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31.2%)이 민주당(28.9%)을 앞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릴레이 시위는 한층 더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재선의원들과 중진의원들도 힘을 보태겠다면서 자발적 참여 의사를 내비치면서 릴레이 시위는 선수, 지역을 뛰어넘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 관계자는 4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총선 이후 당의 주요 입장은 대부분 김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가 담당하면서 언론의 조명이 쏠리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초선들이 새로운 방식을 통해 새로운 메신저로 떠오른 것은 당 입장에서도 플러스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 중진의원은 “초선에게는 기존과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달라는 국민의 기대감이 존재한다”며 “이번 릴레이 시위에서 좋은 반응이 나오는 것은 바로 그런 국민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줬기 때문이 아니겠냐”라고 말했다.

   
▲ 국민의힘 황보승희, 이종성, 윤창현 등 초선의원들이 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청와대 출입저지와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당 내부적으로는 개혁쇄신을 위한 행보도 진행 중이다. 

최근 70년대생 초선 15명은 ‘지금부터’라는 개혁쇄신 모임을 만들었다. 공부 모임이 아닌 ‘남원정’ 시절의 소장파 모임을 본격적으로 표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0년대생 의원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기로 한 이 모임은 오는 8일 회의에서 정치개혁과 당이 나아갈 방향 등을 주제로 토론을 벌일 계획이다.

초선들의 활발한 움직임에 당 외부에서도 진영을 넘은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과 안철수 대표가 초선 의원들의 공부 모임을 찾아 특강을 하는 등 초선 모임이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범야권 연대의 고리로 기대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민의힘 전체 의석(103석)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58명) 초선들이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힘을 실어주면 당내 기반이 취약했던 비대위의 혁신 작업에도 더 힘이 붙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초선 의원은 “개원 초기에는 각자의 목소리를 낸 경향이 있지만, 이제는 의견 조율을 통해 나의 목소리를 내게 될 것”이라면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당으로 거듭나는 데 필요한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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