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아파트 상승세 뚜렷…강북 아파트 상승률 12년 만에 강남 아파트 앞질러
[미디어펜=이다빈 기자]고가 아파트 상승세가 주춤하다. 반면 패닉바잉과 대출규제 등 영향으로 중·저가 단지 상승세는 여전해 이번주 전국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은 오히려 확대된 상황이다.

   
▲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4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KB선도아파트 50지수가 0을 기록했다.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국 아파트 단지 중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를 매년 선정해 시가총액의 지수와 변동률을 나타낸 수치로 최고가 아파트의 가격 흐름을 나타낸다. 고가 아파트 상승세는 멈췄지만 중·저가 아파트 단지 위주의 상승은 지속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30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맷값은 0.24% 상승했다. 지난주에 비해 상승폭이 0.01%p 확대된 상황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값 역시 0.03% 오르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달 내내 2%의 변동률을 보이다 상승폭이 0.01%p 확대됐다.

지방 아파트 매맷값은 0.31% 뛰었고 5대 광역시 아파트값은 변동률이 0.01%p 올라 0.44% 상승했다. 인천은 0.13%, 경기는 0.24% 올랐다. 특히 서울에서는 동대문구(0.04%), 노원구(0.04%), 강남구(0.04%), 관악구(0.04%), 강서구(0.04%)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한강 이남과 이북의 자치구를 묶어 비교해 보면 강북 아파트가 강남 아파트보다 상승률이 높았다. KB부동산 리브온 KB주택가격동향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한강 이북 14개 구 아파트 평균 매맷값 상승률은 12.79%를 기록했다. 한강 이남 11개 구 평균 매맷값 상승률은 10.56%로 집계됐다. 

역대 월간 상승률 추이 등을 고려할 때 올 한해 강북 지역 상승률이 강남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이후 12년 만에 상대적으로 중·저가 주택 비중이 큰 강북 아파트가 고가 주택이 다수 분포한 강남 아파트의 상승률을 앞지른 것이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지난달 종부세 부과 및 신용대출 DSR강화 방안 등에 따른 영향으로 고가 단지 위주로 관망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저가 단지나 재건축 추진이 양호한 단지들 위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고가 아파트 매맷값이 추춤한 상황은 다른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KB선도아파트 50지수가 최근 5개월 만에 전월 대비 보합을 보이며 상승세를 멈췄다.

지난 6월까지 1%의 변동률을 나타내던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7월 3%를 기록하며 올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후 8월 2%, 9월 2% 상승하다가 10월 1%로 상승폭이 축소한 후 지난달 변동률 0%의 보합세를 보였다. 전국 아파트의 매맷값 상승세가 유지되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또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 5분위 배율은 4.0로 나타나며 2015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아파트 매맷값 상위 20% 평균을 하위 20% 평균으로 나눈 값을 나타낸 것으로 낮은 수치는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 매맷값 간격이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가 아파트 매맷값의 상승세는 수그러들고 저가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크게  뛰면서 나타난 상황으로 분석된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4, 5월 부동산 보유제와 양도세 중과로 강남 고가 아파트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고 6월부터는 외곽 중‧저가 단지 위주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패닉바잉이 급증했다”라며 “전세 대란이 닥친 가운데 대출도 막혀 전세가율이 높고 입지가 좋은 중‧저가 단지들이 시세를 리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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