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전세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던 서울의 대표적 학군지들이 올해는 잠잠한 모양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본격 시행 후 전세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같은 상황에서 전셋값 상승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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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남 지역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
7일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따르면 이 지역 전세 품귀 현상이 수능 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목동 일대 A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일반적으로는 수능 후부터 겨울방학까지는 이 지역으로 이사 오려는 수요가 많아 시장에 매물도 많이 풀리곤 했는데 올해는 그런 분위기가 덜하다"라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75주 째 쉬지 않고 상승 중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에 비해 0.15% 상승했다.
특히 △송파구 0.23% △강동구 0.22% △강남구 0.21% △서초구 0.20% 등 강남4구 지역에서 상승세가 뚜렸했다. 기타 지역 중에는 △마포구 0.20% △용산구 0.18% △성북구0.14% 등에서 상승폭이 컸다. 서울의 대표적인 학군지로 꼽히는 목동이 있는 양천구는 0.11% 올랐다.
통상 수능이 끝나고 나면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등 학군지에 학군 수요가 몰리며 거래량이 늘고 이에 따라 이 지역 전셋값 흐름에 변동이 생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수능이 끝난 후에도 큰 변화 없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전세 매물이 없다는 것이다.
서울 전세매물 품귀 현상은 7월 말 주택임대차보호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후 부터 점점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대출규제와 취득세, 양도세 부담이 커지며 주거 이동을 꺼리는 '패닉스테잉'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매매 시장에서는 대출이 막힌 상황에서 아파트 매맷값이 전셋값과 함께 동반상승하고 취득세와 양도세 부담이 커지자 월별 아파트 매매량이 전국 기준 지난 7월 10만2628건에서 9월 5만8037건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서울의 경우 같은 기간 1만6002건에서 4795건으로 70% 가량 감소했다.
패닉스테잉 현상은 전세 시장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전세 대출과 신용 대출이 막혀있는 상황에서 전셋값이 고공행진하자 무주택 전세 거주자들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계약을 연장하는 방안을 택하고 있다.
여기에 겨울방학까지 이어질 학군 수요가 더해지면 전세 대란은 더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강남4구와 양천구 목동 아파트 전셋값은 최근들어 치솟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의 전용면적 84㎡ 전세 매물은 최근 호가 20억5000만원을 넘어섰다. 실거래가 기준으로도 지난달 20억2000만원에 전세 계약되며 신고가를 갱신했다.
목동신시가지9단지 106㎡는 지난달 8억850만원(11층)에 전세 계약됐다. 지난해 말 이 아파트 같은 면적이 6억8000만원(12층)에 전세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1억2000만원 가량 올랐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학군지 인근에서 매물 자체가 없어 거래량이 많지 않고 계약갱신청구권 시행 등 현 전세시장 상황을 파악해 먼저 이동한 수요가 있을 수 있어 학군지 아파트의 전셋값 상승세는 계속되겠지만 상승폭은 제한 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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