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의 심리적 저지선이었던 60달러 선이 붕괴된 가운데 국내 정유 업체들의 실적 악화가 가속화 될 전망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지난 11일(현지시간) 거래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59.95달러로 60달러 밑으로 내려앉았다. 6년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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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뉴시스 자료사진 |
런던 석유거래소(ICE) 선물시장에서도 이날 브렌트유 가격이 전날 대비 0.56달러 하락한 배럴당 63.68달러를 기록했으며 국내 정유사의 의존도가 높은 두바이유 역시 2.19달러 하락한 61.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설상가상으로 추가적인 유가하락 전망이 나온 가운데 ‘1400원대’ 주유소의 등장, 알뜰 주요소의 팽창 등 '제 살 깎아 먹기 식'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내년 정유 업계의 전망은 더욱 우울하다.
업계는 국제유가가 지난 8월 대비 20% 넘게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제마진과 재고자산손실로 인한 국내 정유업계의 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했다.
원유를 현지에서 구매해서 국내로 수송하는 2개월 동안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 비싼 가격에 사서 싼 가격에 팔아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국제유가 하락으로 빚어진 이런 상황에 따라 석유제품 재고평가 손실이 직접적으로 영업수지에 타격을 가했다.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S-OIL)·현대정유 등 정유사들은 올해 1~3분기 9711억원의 대규모 적자로 영업이익률 -1.1%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1년 SK이노베이션에서만 3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점과 비교하면 사태는 심각하다.
이런 악재와 맞물려 결국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1400원대’ 주유소가 등장하기까지 이르렀다.
이날 한국석유공사의 유가 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경기 화성 부자송산주유소와 송산주유소 두 곳이 이날 휘발유 값을 전날보다 50원 내린 리터당 1498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50달러 중반 선에서 국제유가 하락세가 멈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더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 초까지는 유가가 반등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여 국내 정유업계들은 말 그대로 비상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이런 추세가 장기화 될 경우 기업경영에 큰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디어펜=류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