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안주하려고 온 사람 아냐" 기존 입장 재차 강조
"왜 반성하는 지도 모르는 사과" "신폐족선언, 너무 늦어"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사과를 두고 당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8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여러 의원이 내년 4월 7일 보궐선거 관련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비대위원장 자리에 앉아서 안주하려고 온 사람이 아니다. 목표한 바를 꼭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국민사과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내가 판단하는 대로 할 테니까 그것에 대해 더이상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는 전날의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당 안팎에서는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친박 핵심이었던 김재원 전 의원은 이날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사과를 하면서 보상을 해 줄 것도 아니고 재발방지를 위해 영구적으로 집권을 포기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사실 무엇을 반성하는지 왜 반성하는지도 모르는 사과"라고 비판했다.

배현진 의원은 전날에 이어 이날에도 “지금 이 순간 온 국민 삶을 피폐하게 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가장한 귀태, 바로 문재인 정권”이라며 “김 위원장이 눈물을 뿌리며 가장 먼저 사과해주셔야할 일은 잘못된 역사를 여는데 봉역하셨다는 것, 바로 그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반면, 조수진 의원은 SNS에 김 위원장의 사과를 지난 2007년 대선 패배 후 친노의 폐족 선언과 비교하면서 "처절한 반성, '신 폐족 선언'은 9월 정기국회 전에라도 해야 했다. 지금도 지나치게 늦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이란 이름의 정당이 원내1당이 되는 데는 '폐족 선언'으로 압축되는 처절한 반성 이후 8년이 걸렸다"면서 "국민의힘은 넓은 중도를 기반으로 보수는 물론 합리적 '진짜 진보'까지 함께해야 한다. '폐족 선언'이란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내 분열 양상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은 SNS에 "또다시 탄핵을 두고 분열을 조장한다면, 이는 문재인 정권의 집권 연장을 돕게 될 뿐"이라며 "진정 정권교체를 원한다면, 문재인 정권의 불법을 단죄하고 싶다면, 이제 탄핵은 역사의 평가에 맡기고 우리는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탄핵 때문에 보수가 분열하면 과연 누가 좋아할까. 나라를 이 모양으로 만들어놓고도 정권연장을 자신하는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라며 "그들이 다음 선거에서도 이길 거라고 큰소리치는 것은, 보수가 탄핵으로 또 분열할 거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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