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국전력공사가 '숙원 사업'으로 꼽히던 연료비 연동제 도입에 성공한 가운데 저유가에 힘입어 내년 상반기에는 소비자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7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16일 원가연동형 전기요금체계에 대한 내용이 담긴 개편안을 반영한 전기공급 약관 변경(안)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으며,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산업부가 인가를 완료하면서 개편안이 확정됐다.
전력 생산비용의 경우 석탄·액화천연가스(LNG)·유류 등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이를 반영하지 못해 2013년 이후 조정 없이 운영 됐다.
즉 전기요금에 변화가 없어 한전의 실적이 롤러코스터 같이 오르락내리락 했으나, 앞으로는 분기마다 연료비 증감이 반영된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실적관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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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력공사 나주 본사/사진=연합뉴스 |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저유가 기조가 이어진 덕분에 내년 상반기에는 주택용·산업용·일반용을 불문하고 요금이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연료비 조정요금이 1~3월에는 kWh당 3원, 4~6월에는 5원 적용되는 등 총 1조원 규모의 인하폭을 예상하고 있다. 월 350kWh 상당의 전기를 사용하는 주택의 경우 1분기 1050원, 2분기 1750원의 전기요금 혜택을 입을 수 있다. 월 9.2MWh 기준 산업용과 일반용은 각각 2만8000원·4만6000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내년 하반기 이후 연료비 조정요금은 향후 유가·환율 등의 추이에 따라 결정되지만, 주요 기관의 유가 전망으로 볼때 당분간 전기요금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달 들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대로 높아지고 있으나, 두바이유는 내년 평균 48달러선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예측이 주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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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가연계형 전기요금 체계 적용시 청구서 변경예시(주택용·전력사용량 350kWh 기준)/사진=한국전력공사 |
다만 전기요금의 4.9% 가량을 차지하는 기후·환경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문제로 꼽힌다. 요금을 별도로 고지하는 것이 투명성 제고에는 도움되지만, 정부도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및 배출권거래제(ETS) 비용 증가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을 점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전이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와 탄소배출권 관련 비용으로 지출한 비용은 2조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발전단가가 높은 재생에너지·LNG 발전량을 끌어올리게 되면 국민경제와 산업계가 짊어질 부담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톤당 2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던 탄소배출권 가격이 3만원선을 회복한 것도 언급되고 있다. 해외 주요국들이 탄소중립 달성 등을 위해 원전에 다시금 관심을 기울이는 것과 달리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탓에 배출권 비용 부담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전은 그룹 차원에서 관리할 수 있는 인건비·판매관리비·설비투자비 등 전력공급비용에 대한 연간 증가 상한선을 설정하고, 이를 넘는 비용은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전기요금이 전분기 대비 kWh당 1원 이내로 변동될 상황에서는 요금을 고정한다.
한전 관계자는 "요금의 급격한 변동을 방지하기 위해 최대 kWh당 ±5원 범위 내에서 직전 요금 대비 3원까지만 조정 가능하도록 범위를 제한했다"며 "단기간 내 유가 급등을 비롯한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정부가 요금조정을 유보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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