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국내 정유사 중 처음으로 카본블랙 사업에 진출한다. 국제 유가 급락 등으로 인한 수익구조 악화로 사업 구조의 다각화를 위해 석유화학 쪽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독일계 한 카본블랙 업체와 합작법인 설립 및 신규 공장 건설을 위한 협력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카본블랙은 석탄에서 나오는 콜타르와 원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슬러리오일 등을 불완전 연소시켜 만든 탄소분말이다. 주로 타이어, 고무 등의 강도를 높이는 배합제나 프린터 잉크의 원료로 쓰인다.
지금까지 현대오일뱅크는 유동층분해공정(FCC)에서 나오는 슬러리 오일을 아스팔트 열분해공정(DCU)에 투입하거나 벙커C유 혼합에 사용하고 일부는 카본블랙 제조업체에 판매 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슬러리 오일을 자체 사용함으로써 카본블랙의 제조원가를 상당부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8만 6000㎡(2만6000평) 부지에 들어설 예정인 카본블랙 합작 공장은 연간 16만톤의 카본블랙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오는 2017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합작사 영업망을 통해 제품을 국내외 시장에 판매 연간 30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현대오일뱅크 측의 설명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글로벌 쉘, 코스모석유, 롯데케미칼 등 국내외 기업들과 활발한 합작을 통해 BTX(벤젠·톨루엔·자일렌), 윤활기유, 혼합자일렌 제조와 같은 다양한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이번 합작을 통해 올해 계획했던 신사업의 기틀을 모두 마무리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카본블랙과 같이 수익성 높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공장을 끊임없이 최적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