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승리 위한 단일화에는 모두 동의
안철수 지지율 높을수록 단일화 과정에서 목소리 높아져
나경원·오세훈·홍정욱 등 거물급 주자의 출마 여부가 변수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후보 단일화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중요한건 방법이다. 정치권에서는 결국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지지율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내에선 다양한 단일화 방법이 제안되고 있지만 당 지도부는 공관위에 최종 결정을 일임한 상태다. 정진석 공관위원장은 공관위원들의 얘기를 들어보겠다면서도 당 밖에 있는 안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이 입당해 당 내 경선을 치르는 그림을 원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31일 기자들과 만나“4월에 있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위해 야권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은) 거의 동일하다”면서도 “우리가 제1야당이니까 원칙적으로 우리 당에 들어와서 경선할 수 있으면 가장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안 대표의 입당을 요구한 것이다.

반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여전히 단일화에 부정적이다. 그는 "밖에서 이러고 저러고 얘기하는 사람에 나는 관심이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어느 특정인이 나를 중심으로 단일화를 해달라는 것에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안 대표 역시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야권 단일후보를 통한 승리’라는 대전제에 동의했지만,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다만 “처음부터 경선룰을 갖고 논의를 집중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출마 의사 가진 분들이나 서울이나 부산시장을 맡으면 어떤 서울과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겠단 비전과 정책을 밝히는 게 먼저라 본다”며 “그렇게 해야 그동안 호감을 안 가진 사람도 다시 돌아보게 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로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결국 안 대표의 지지율 추이가 단일화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들보다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면, 그만큼 안 대표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국민의힘 관계자)”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안 대표에게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조원씨앤아이가 시사저널 의뢰로 지난 26~27일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3명에게 물은 결과, 야당 지지층에서는 안 대표를 꼽은 응답이 39.6%로 가장 높았다. 이어 나경원 전 의원(18.8%), 오세훈 전 서울시장(15.6%)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여당 후보로, 안 대표가 보수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하는 경우 누구를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2.1%는 안 대표를 선택해, 36.8%를 기록한 박 장관을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하게 앞섰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아직 변수는 남았다. 나경원·오세훈·홍정욱 등 국민의힘의 ‘거물급’ 주자들이 출마선언을 할 경우 안 대표의 지지율이 흔들릴 수 있다. 

잠재적 후보로 거론돼 온 홍정욱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오는 14일 새 책을 출간하는 것으로 정계 복귀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블로그에 “내 개성과 역량이 시대정신과 경영 환경에 부합하면 직접 나서야 한다”는 글을 올리면서 정계복귀를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이달 중순쯤 출마 여부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의원은 원내대표로 제1야당을 지휘했었고, 최근 검찰의 불기소 처분으로 법적 족쇄를 풀었다. 오 전 시장은 재선 서울시장으로 서울시 행정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한다면 사실상 체급을 낮추는 것”이라면서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두 사람의 출마만으로도 안 대표에 쏠려있는 시선을 당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p 이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