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뱅크' 둘러싼 경쟁 올해 더욱 치열해질 듯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2021년 신축년(辛丑年) '흰 소의 해'를 맞이해 소띠 출신 최고경영자(CEO)의 활약이 기대되는 가운데 은행권에선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의 경영활동에 관심이 모아진다. 

'리딩뱅크' 자리를 둘러싸고 매년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던 신한과 국민은 특히 올해 소띠 동갑내기 두 행장의 '리딩뱅크'를 사수하기 위한 진검승부를 예고하고 있어서다. 이들 은행장은 모두 1961년 소띠로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 (왼쪽부터)허인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사진=각 사 제공.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허 행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도 안정적인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국민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3연임에 성공했다. 안정적인 실적으로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한 것이 연임에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을 살펴보면 국민은행은 1조8824억원을 달성해 1조7650억원을 기록한 신한은행을 한발 앞섰다. 올해도 '리딩뱅크' 자리를 사수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전망된다.

취임 초기부터 금융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혁신에 공들여 온 허 행장은 어플리케이션 고도화와 디지털 창구 전환 등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국민은행이 자체기술로 개발한 KB모바일인증서가 정부가 주관하는 공공분야 전자서명 확대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에서 최종사업자로 선정됐다.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성과를 냈다. 허 행장은 2019년 캄보디아 소액 대출 기관인 프라삭 인수에 이어 지난해에는 미얀마 현지 법인 설립을 위한 예비 인가를 성공시켰다. 올해도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동남아와 선진국 시장에 대한 투트랙 전략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진 행장은 코로나19 상황과 저금리‧저성장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우량자산 위주의 성장전략으로 그룹 전체 성과 창출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 지난해 2년 연임에 성공했다.

일본에서 근무한 경력이 18년으로 일본통, 국제통으로 분류되는 진 행장은 특히 핵심성과지표(KPI) 개편과 함께 글로벌 부문에서 톡톡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3분기까지 해외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은 226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4%나 급증했다.

디지털 분야에서도 성과를 냈다.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 신한쏠을 시중은행 디지털 플랫폼 중 경쟁력 1위로 끌어올렸고, 최근에는 디지털혁신단 출범을 통해 은행업의 영역을 뛰어넘는 혁신적 신사업을 추진한 성과도 인정받았다.

진 행장은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순이익 목표치를 전년보다 10% 올린 2조4000억원으로 조정했다. 은행의 이자이익 부문보다는 비이자이익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