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으로 대한배구협회 회장 선출이 부결됐다.

   
▲ 2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배구협회 2014 제2차 임시대의원총회 제37대 회장 선출의 건에서 김성회 협회장 후보자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한배구협회는 22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2차 임시대의원총회를 갖고 회장 선출 투표가 부결됐다고 밝혔다.

김성회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58)이 단독 입후보한 이번 임시대의원총회에서 회장 선출 투표는 찬성 10표, 반대 10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김 후보는 전체 대의원 23명 중 21명이 출석한 이날 회의에서 출석 대의원 과반을 넘지 못했다.

배구협회는 규약에 따라 60일 이내 재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투표에 앞서 김 후보는 배구협회 재정 확충과 공정한 인사 등을 약속했지만 대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했다.

단독 입후보한 김 후보에 대해 배구인들은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는데 미흡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왔다.

배구회관 문제는 협회의 최대 현안이다. 임태희 전 회장이 2009년 9월 배구회관으로 사용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 도곡로의 건물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비리 의혹이 불거져 사퇴 의사를 밝힌 데다가 이 거래를 주도한 임원이 배임수재 등의 협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현재 배구협회는 이 배구회관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재정적인 어려움을 포함해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김 후보가 배구계의 기득권 세력과 손을 잡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돈 것으로 알려져 다수 배구인들이 반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기류는 임시대의원총회에서도 드러났다. 투표에 일부 대의원들은 전임 회장과 집행부에 날카롭게 날을 세웠다.

일부 대의원들은 임태희 전 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이유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들은 "대의원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언론을 통해 사의를 표했다는 것만 알고 있다. 사의를 표명한 이유라도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대의원들이 "자세한 이야기를 하면 개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나중에 이야기하자"고 서둘러 봉합해 회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

윤은모 부회장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회장을 선출하기도 전에 조각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어떤 사람이 이사를 하고, 감사를 할 것이라는 등의 인선 이야기가 벌써 나오고 있지 않느냐"고 묻기도 했다.

김 후보가 낙마한 투표 결과가 나온 뒤에는 더욱 진통이 커졌다. "전임 회장이 사의를 표명했으면 집행부도 모두 동반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 "오늘 투표에 참여한 사람들이 다시 회의에 나올지가 의문"이라는 등의 목소리가 봇물처럼 쏟아졌다.

장내에 소란이 일자 의장이 서둘러 폐회를 선언했지만 대의원들은 고성과 욕설을 주고받으며 회의장을 빠져 나갔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