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은 밀키트와 생필품 등을 판매하는 ‘B마트’ 서비스 임시 중단
자영업자들 “직접 배달 나서도 무리…차라리 가게 문 닫는 게 나아”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지난 6일 밤부터 전국에 내린 폭설로 배달 서비스들이 반나절이 넘도록 차질을 빚고 있다. 

7일 배달 앱 1위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은 지난 6일 저녁부터 맛집 배달 서비스 배민라이더스 서비스를 대폭 축소했다. 이날 오후 현재까지도 서울 상암동 등 일부 지역은 배달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다. 밤새 기온이 떨어지면서 도로가 빙판으로 변한 탓이다. 

   
▲ 폭설로 인한 배달지연을 알리는 배달의민족 공지 배너(왼쪽)와 배달 노동자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이 페이스북에 올린 지난 6일 눈 쌓인 배달 현장(오른쪽)/사진=배달의민족 앱, 페이스북


밀키트와 생필품 등을 판매하는 배민 ‘B마트’ 서비스도 ‘눈이 많이 와서 배달이 어려워요’란 공지와 함께 서비스를 임시 중단했다. 

배민은 번쩍배달 서비스도 제한하고 있다. 번쩍배달은 배민라이더스 가게 중 주문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맞춰 45분 이내 배달 가능한 가게만을 모아 보여주는 카테고리다. 

배민에 입점한 피자 프랜차이즈 점주는 “라이더들이 배달하기가 어려워 주문을 받아도 처리할 수가 없다”며 “전화로 일일이 양해를 구하고 오래 기다려도 괜찮다는 소비자에게만 음식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잇츠와 요기요도 배민과 사정은 비슷하다. 요기요는 “현재 눈이 많이 내려, 배달이 지연될 수 있다”며 “기상악화로 인한 배달 지연에 대해 고객들의 너른 양해를 부탁한다”고 공지했다.

아예 배달 서비스 개시 시간을 기존 오전 10~11시에서 늦은 오후로 늦춘 업체들도 많다. 오후가 되면 제설작업 등을 거치면서 눈이 녹고 배달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판단해서다. 

새벽배송 업체들도 배송 지연이 발생했다. 

마켓컬리는 전날 물류센터에서 출고가 늦어지면서 일부 지역에서 배송 지연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SSG닷컴도 배송 지연이 일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배달지연에 따른 소비자 불편은 물론 배달 기사 안전 문제도 제기됐다. 

배달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지난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배달 일을 시키는 것은 살인과 다름없다”며 “현재 곳곳에서 라이더들이 넘어지고 있다. 경사가 가파른 언덕에 오른 라이더들은 고립됐다”고 밝혔다.

라이더유니온은 또 "어제는 폭설, 다음날은 빙판길과 관련해 대책이 필요하다"며 긴급 기자간담회를 비대면으로 개최했다.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는 “이런 날씨에는 배달 음식 주문을 자제하는 게 맞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자영업자들은 배달대행업체가 쉬면, 차라리 배달도 안하는 게 낫다고 하소연했다. 

고기 집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폭설과 강풍으로 인해 어제 퀵 대행업체가 휴무했고, 직접 자동차에 체인을 감고 배달을 나섰지만 온 도로가 마비돼 길에서 시간만 보내고 소비자 항의가 빗발쳤다”며 “차라리 가게 문을 열지 말까 싶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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