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기축년 새해 들어 코스피 지수가 10%가까이 급등했다.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한 이후에도 상승세가 멈출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지수가 큰 폭으로 뛰어오름에 따라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전반적인 가격 부담이 높아진 상황이다. 종목 선별과 매수 타이밍 잡는 것 역시 쉽지 않아졌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 코스피는 9.7% 급등했다. 1975년 이후 지금과 같이 지수가 주간 9% 이상 급등한 사례는 모두 34번이었다. 대부분 패닉 셀링으로 급락한 이후 반등에서 나온 상승이었다. 현재처럼 상승 랠리가 이미 진행된 상황에서 또 다시 주간 9% 이상 뛰어오른 사례는 12번에 불과했다.
급격한 상승장에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아무리 좋은 종목이어도 쉼없이 상승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을 찾는 게 숙제가 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증시에 몰린 막대한 자금이 대형주를 순차적으로 들어 올리고 있는 만큼 아직 순환매 차례가 돌아오지 않은 저평가 업종에 관심을 두라고 조언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 대비 저평가 영역에 머물고 있는 대표적 업종은 ‘통신’이다.
이미 지난해 3분기를 시작으로 통신서비스 업종은 이익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됐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이후 5G 순증가입자수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성장에 기대감이 높아지며 주가 상승에 파란불이 켜졌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통신사의 실적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면서 “최근 5G 가입자 순증 폭이 확대되는 양상은 마케팅 비용 증가폭이 제한적 상황에서 이동전화 매출액 전망을 밝게 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향후 통신사 이동전화매출액과 마케팅비용·감가상각비 등을 모두 고려하면 올해 통신 3사 영업 이익 합계는 지난해 대비 1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별한 변수가 등장할 가능성이 낮은 상황임을 감안하면 통신산업의 장기 빅사이클 도래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같은 상승장에서도 국내 통신사 주가는 정말 오르지 못했다”면서 “아직은 투자가들의 통신사 실적 개선에 대한 신뢰가 낮고 관심이 높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점차 뚜렷한 매출액 및 영업이익 성장세가 나타나면 곧 다른 시장 반응이 나타날 것으로 김 연구원은 판단했다. 후행적이지만 결국 통신주도 5G 도입으로 인해 수혜를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점차 커지면서 주가가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또 다른 소외 업종으로는 ‘음식료’가 꼽힌다.
하이투자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음식료 업종은 현재 시장대비 9.7% 디스카운트가 적용되고 있다. 12개월 예상실적기준 주가수익률(12M Fwd PER)은 코스피는 14배, 음식료12.6배로 물가 안정 정책에 따라 음식료 업종의 가격 결정권이 약해지는 등 업종 관련 규제가 심화됐던 2009년 이후 처음 할인 구간에 진입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소비 확대에 따른 역기저효과와 관련한 시장의 우려는 여전히 음식료 기업의 주가에 디스카운트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올해 음식료 소비패턴 변화와 관련된 우호적인 흐름이 지속되는 만큼 시장의 우려가 걷힌 후 견고한 기초여건(펀더멘털)을 바탕으로 한 주가의 우상향 흐름을 기대해 볼 만 하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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