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현대건설이 리모델링 사업에 진출하며 도시정비사업 왕좌 굳히기에 나선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대한 규제로 대형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시장에 뛰어들면서 리모델링 사업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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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성우8단지(시공사 현대건설·포스코건설) 및 신정마을9단지(시공사 현대건설) 리모델링사업 조감도/사진=각 사 제공 |
11일 현대건설은 용인 수지 신정마을9단지 리모델링 사업을 단독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는 리모델링 사업에서 현대건설의 첫 단독 수주로 공사비는 2280억원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해 12월 포스코건설과 용인 수지 현대성우8단지 리모델링 사업을 공동수주하며 리모델링 시장에 진출했다.
그동안 현대건설은 도시정비사업 가운데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집중했다. 그러나 정부가 집값 상승세를 막기 위해 관련 사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사업기회가 줄어들자 리모델링 사업으로 발을 넓히는 것이다.
현재 아파트 재건축은 △안전진단 강화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2년 거주요건 등의 규제를 받고 있다. 또 지은 지 30년이 넘고 안전진단 D등급 이하여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 재개발 사업도 단지의 임대주택 의무공급 비율이 최고 30%까지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등 선호도가 낮아졌다.
이에 아파트단지들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리모델링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리모델링 사업은 준공 15년이 넘은 아파트가 안전진단 B등급을 받으면 추진할 수 있다. 또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지 않고 조합원 지위양도가 가능하다. 건물의 뼈대를 남겨놓고 공사를 진행하는 만큼 공사기간도 상대적으로 짧다.
실제로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수도권에서는 54개 단지(4만551가구)가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2019년보다 19개 단지(1만8000가구)가 늘어난 수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건축물 리모델링 시장이 지난해 17조2930억원 규모에서 2025년 23조321억원, 2030년 29조3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건설이 리모델링 사업까지 진출하며 3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1위에 오를지 주목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정비사업에서 사상 최대 실적인 4조7383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국내 도시정비사업 1위를 기록했다. 높은 선호도·인지도 등 브랜드 파워를 갖춘 힐스테이트와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앞세워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평가다.
현대건설은 올해도 리모델링 수주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리모델링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인력 보강에 나섰다. 지난해 8월과 9월 두 번에 걸쳐 리모델링 사업 경력직원을 뽑은 데 이어 이번 달에도 리모델링 주택설계·수주영업 경력사원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신설했던 리모델링 태스크포스(TF)도 팀으로 승격했다. 현재 서울시 중구 남산타운, 성동구 금호벽산아파트,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신나무실주공5단지, 안양시 동안구 평촌향촌마을 등에 리모델링 사업을 응원하는 현수막을 걸어놓은 상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각종 규제로 재건축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위해 리모델링 사업에 진출했다”며 “브랜드 인지도, 스마트기술, 재무 안정성 등 현대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강점을 바탕으로 리모델링 분야 수주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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