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급증…'공포지수'도 크게 올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들어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 투자) 등의 신조어가 일반화 되는 등 주식투자가 과열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올해 들어 개인 신용대출은 5대 시중은행에서만 4533억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고, 마이너스통장 개수와 신용융자잔고 등도 급증하는 추세다. 

   
▲ 사진=연합뉴스


12일 금융투자업계와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최근 주식투자 관련 상황을 ‘과열’로 판단하고 제반 상황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은 주요 은행 여신담당 부행장들과 화상회의를 갖고 최근 상황에 대한 논의에 나섰다. 

이날 회의에서는 은행별 신용대출 현황에 대한 점검, 신용대출 급등세 전환의 이유 등에 대한 현황 파악이 주된 화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올해 들어 5대 시중은행에서만 4533억원 불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마이너스 통장은 약 7400개가 새로 개설됐고, 기존 마이너스 통장에서 돈을 빼낸 건수도 작년 말 대비 2배 급증한 ‘하루 2000건’으로 늘었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연일 기록적인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그동안 주식투자를 하지 않던 개인 투자자들이 급속도로 투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 최근 상황에 대한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문제는 투자금의 '질적 측면'이다.

회원 숫자가 수천수만 명에 달하는 주식투자 카페들의 상당수에는 최근 들어 ‘검색 하고 글을 쓰시라’는 댓글이 상당히 자주 달리고 있다.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이른바 ‘주린이(주식투자 어린이)’들이 지나치게 기본적인 사항부터 게시판에 글을 올려 질문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빚투, 영끌, 몰빵 등의 신조어는 이미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일반 명사로 자리 잡은 상태다. 어차피 주가가 오를 테니 지금은 빚을 내서라도 투자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정답’처럼 형성돼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주식투자를 시작한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아직 ‘폭락’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상태”라면서 “전체로 보면 이들의 비중이 작을지 몰라도 조정장이 왔을 때 패닉이 확산될 가능성은 있다”고 우려했다.

‘공포 지수’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미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11일 VKOSPI는 전 거래일보다 22.17% 상승한 35.65로 마감됐다. VKOSPI는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로 주가지수가 급락할 때 급등하는 경향이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경기나 기업이익이 낙관적인 예상에 못 미쳐서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 같다”면서 “오히려 펀더멘탈이 너무 좋아서 생기는 문제들, 즉 금리‧물가 상승이나 중국의 부채위험관리 등 풀린 자금으로 인한 리스크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유동성 문제가 조정의 빌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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