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택조합 사업 최고 강자, 총 수주액 약 10조원에 달해…환경, 에너지 등 신사업으로 포트폴리오 넓혀
건설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15%를 차지하는 경제의 기둥이다. 건설업의 역사는 대한민국의 발전과 궤를 같이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마다의 성공 DNA장착한 국내 건설사들은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본보에서는 건설 성공 DNA를 일깨운 주요 현장 및 사사(社史), 오너 일가 등의 스토리를 재조명해 시리즈로 소개한다.<편집자주>

[건설사 성공DNA-㉒서희건설]창립 20여년만에 ‘1조 클럽’ 중견건설사로

[미디어펜=이동은 기자]서희건설은 지역주택조합사업, 종교 시설 건축 등 블루오션 시장을 통해 급성장했다. 오너일가의 적은 지분율은 계열사를 이용한 복잡한 순환출자구조로 해소하고 있으며 창업주 이봉관 회장의 세 딸의 후계 순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로고./사진=서희건설 제공


◆평양 출신 이봉관 회장 1994년 건설업 시작

서희건설의 창업주 이봉관은 1945년 해방둥이 태생으로 평양 출신이다.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었던 이 회장의 가족은 공산당의 기독교 탄압에 월남해 경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경희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70년 포스코에 입사해 13년을 근무했다.

1983년 화물차 20대로 물류업체인 한국신통운(현 유성티엔에스)를 인수했다. 이 회장은 1994년 건설업으로 업종을 바꾸며 서희건설을 설립해 1999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2000년 회사 이름을 서희이엔씨로 변경하기도 했지만 2003년 다시 서희건설로 바꾼 뒤 경기 성남시 분당구로 본사를 이전했다.

2015년부터 매출액이 1조원을 넘어서며 계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수주 잔고도 2018년 이후 2조원대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최고 강자…주택 브랜드 ‘스타힐스’

서희건설의 주력은 지역주택조합 사업으로 국내 건설사 가운데 제일 많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 90여 단지에서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2년 2000억원대였던 수주액은 2015년 1조원을 돌파했다. 현재 총 수주액이 약 10조원에 달하는 등 지역주택조합 사업에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지역주택조합사업은 사업 인허가, 자금 관리의 안정성 등이 필수적인 만큼 서희건설은 '80% 이상 조합원 모집 후 착공'이라는 원칙을 고수하며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 사상 서희스타힐스 조감도./사진=서희건설 제공


서희건설은 주택 브랜드로 2008년 '스타힐스'를 도입했다. 그전 까지는 '아리채' 브랜드를 사용해 왔다.

서희건설은 지역주택조합 사업과 함께 수도권과 지방에서 꾸준히 스타힐스 단지를 공급해 왔지만 최근 성적은 저조했다. 2019년 분양을 실시한 10개 사업장 중 9곳이 2순위 접수까지 미분양 됐다. 특히 미분양 물량의 대부분이 지방에 집중되며 미분양리스크 자구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 회장이 독실한 기독교인인 만큼 교회나 종교시설 건축에서도 두각을 보였다. 서희건설은 새 에덴교회, 여의도 순복음교회, 등 유명교회 외 40여 곳의 종교시설을 건축했다.

◆세 딸의 후계 순위에 '관심'

이 회장은 슬하에 이은희, 이성희, 이도희 세 딸이 있다. 세 딸의 '희'자 돌림을 따 서희건설의 이름을 지었을 만큼 세 딸에 각별한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녀 이은희와 차녀 이성희는 오래 전부터 경영일선에 뛰어들어 각각 부사장과 전무를 맡고 있다.

1973년생 이 부사장은 통합구매 담당 상무에서 승진해 현재 자재 매입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동시에 서희건설그룹의 계열사 서유이엔씨의 감사를 겸임하고 있다.

1975년생 이 전무는 2017년 재무담당 상무에서 승진해 재무와 원가관리 등 재무본부에서 회사의 살림을 도맡고 있다. 이 부사장과 이 전무 모두 서희건설그룹의 계열사 유성티엔에스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려두고 있다.

현재까지는 두 딸이 조화를 이루며 회사를 이끌고 있는 모습이었다면 업계에서 올해 76세 이 회장의 후계자에 대한 논의가 나오며 후계 순위에 시선이 주목되고 있다.

당초에는 경영일선에 뛰어들지 않고 현직 검사로 일하던 막내딸 이도희는 후계 순위에서 제외되며 두 자매의 공동경영 가능성도 관측됐다. 하지만 이도희가 2019년 서희건설의 미래전략실 수석부장으로 입사하며 이 수석부장의 유성티엔에스에 보유하고 있는 지분(6.01%)도 주목 받기 시작했다. 이는 이 부사장, 이 전무보다 높은 지분율로 이 수석부장은 유성티엔에스의 두 번째 주주가 된다.

유성티엔에스는 서희건설의 최대주주(26.18%)이자 서희건설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만큼 유성티엔에스 지분 보유 여부가 승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 서희건설 양재동 사옥 전경./사진=서희건설 제공


◆녹록치 않은 신사업 개발…포트폴리오 확대에 전력

서희건설은 지역주택조합 등 도급사업에서 탈피해 자체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서희건설은 환경, 에너지, 각종 시설관리 등 각종 신사업에 발을 넓혔다. 막내딸도 미래전략실 수석부장으로 입사하며 신규 먹거리 모색에 전력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실향민 이 회장이 호기롭게 나섰던 지뢰제거사업은 해당 연구소와 협약이 파기되며 무산됐다. 2017년 서희건설과 한국지뢰제거연구소는 국내외 지뢰제거사업을 위한 업무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연구소 측에서 업무협약 파기를 선언했다. 

◆복잡한 순환출자와 이 회장 ‘포스코 인맥 경영’

   
▲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사진=서희건설 제공


서희건설의 지배구조 중 독특한 점 중 하나는 순환출자구조다.

서희건설그룹의 주요 지배구조는 ‘오너일가→유성티엔에스→서희건설→한일자산관리앤투자→유성티엔에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띤다. 

오너일가가 유성티엔에스의 지분을 22.57% 가지고 있고, 유성티엔에스가 서희건설의 지분을 26.18% 보유하고, 서희건설이 한일자산관리앤투자의 지분 50.41%를 가졌으며 다시 한일자산관리앤투자는 유성티엔에스의 지분 16.72%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과 세 딸을 비롯한 오너일가는 핵심 계열사인 서희건설, 유성티엔에스에 대한 지분율이 낮은 편인데, 이런 부족한 지분 문제를 복잡한 순환출자로 해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희건설의 대표이사 사장으로는 곽선기 대표가 건설관리부문장, 김팔수 대표가 관리부문장에 올라있다.

건설관리와 시공 분야의 곽 사장은 공영토건과 신일건업을 거쳐 2005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직에 있다. 재무를 담당하는 김 사장은 이 회장과 마찬가지로 포스코 출신으로 2009년부터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김 사장 외에도 서희건설 대표이사직에는 포스코 출신이 많았다. 김정수 전 대표, 채수웅 전 대표, 이원섭 전 대표, 장택상 전 대표 역시 포스코 출신이며 이에 포스코 출신인 김 회장의 인맥 경영도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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