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금리 유지 의사 밝혔지만 안도하지 못하는 금유시장
바이든 당선인의 2조 달러 부양책 따른 금리 상승 우려 커져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바이든 시대 본격 개막을 앞두고 최근 금융시장은 미국 금리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제가 개선되고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장기 금리가 빠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관심사다.

   


14일(현지 시간)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모교인 프린스턴대 주최로 열린 온라인 대화에서 현재의 초저금리 유지 의사를 밝혔다. 

파월 의장은 “금리를 올릴 때가 오면 틀림없이 그렇게 하겠지만, 그 시기가 아주 가까운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난달 회의에서 고용과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향한 ‘상당한 추가 진전’이 목격되기 전까지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것을 재확인한 셈이다. 

그는 또 통상 물가 상승의 사전 경고 신호로 여겨지는 실업률 하락에 대해서도 “인플레이션이나 다른 불균형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것이 금리를 올릴 이유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완화적 정책을 축소할 때가 되면) 온 세상이 알게 할 것”이라면서 “자산 매입의 점진적 축소(테이퍼링) 시작을 고려하기 한참 전에 대중과 매우 분명하게 소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가 상승이 긴축으로 이어온 오랜 기간의 경험 때문인지 금융시장은 연준이 물가가 올라도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는 확답을 주길 원했다. 

실제 지난 12월 미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월 대비 0.4%를 기록했다. 1년으로 환산하면 5%대에 가까운 높은 수치다. 

이런 맥락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은 조금 아쉬웠다는 지적이다. 추가 완화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준은 현재 금리 수준이 실물경제를 압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여기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 가능성이 그다지 크지 않음을 시사했음에도 금융시장은 안도감을 내비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다음 주 취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놓을 2조 달러(약 2000조원) 규모 부양책 논의에 따른 추가 금리 상승 우려를 더 크게 반영하는 모습이다. 

권희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재정 지출규모가 한층 확대되면 경기 개선과 물가 상승세는 더욱 빨라지고 국채 공급량을 증가할텐데 연준은 아직 금리 안정 의지를 특별히 내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는 당분간 미국 채권시장이 추가 부양책 소식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금리 상승 압력과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가 뒤섞여 시장의 위험 선호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권 연구원은 이어 “연준의 다음 이벤트는 오는 27일 예정된 FOMC”라면서 “이때까지도 시장 금리 상승 속도가 누그러지지 않는다면 다음 FOMC의 관전 포인트 역시 시장 금리 상승 속도에 대한 연준의 판단이 될 것” 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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