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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홍진영 논문 표절 유감 '인기는 학벌순이 아니잖아요'
석명 부국장 | 2021-01-16 07:53

 
석명 연예스포츠팀장
[미디어펜=석명 연예스포츠팀장] 가수 홍진영이 최근 논문표절 논란에 휘말린 끝에 활동을 중단했다. 화가 나면서 안타깝기도 하다. 


홍진영은 데뷔 후 '박사 가수'로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석사는 물론 박사 학위까지 받은 독특한 이력에 걸그룹 데뷔 경력도 있는 트로트 가수로 눈길을 끈 홍진영은 많은 히트곡을 내놓으며 큰 사랑을 받았다. '사랑의 배터리', '오늘밤에', '산다는 건', '엄지척' 등은 많은 사람들의 애창곡 리스트에 올라 있을 것이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으로 온 나라가 트로트 열풍에 사로잡혀 있다. 트로트 침체기에 장윤정과 홍진영 같은 가창력 있는 가수가 젊고 새로운 감각의 트로트로 명맥을 이어온 것이 지금 트로트 르네상스의 원동력이 됐다. 


그런데 홍진영의 석사 학위 논문이 표절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조선대 무역학과 석사 학위를 받은 논문 '한류를 통한 문화콘텐츠 산업 동향에 관한 연구'가 '카피킬러' 검사 결과 74%의 표절률을 나타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홍진영은 처음에 "시간을 쪼개 지도 교수님과 상의하며 최선을 다해 논문을 만들었다. 하지만 당시 관례로 여겨졌던 것들이 지금에 와서 단지 몇 %라는 수치로 판가름되니 제가 어떤 말을 해도 변명으로 보일 수밖에 없어 답답하고 속상할 뿐"이라는 해명과 함께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반납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사진=더팩트 제공


이후에도 논란이 확산되며 해당 대학에서도 논문 표절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자 홍진영은 "지금이라도 진심으로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다. 그때(처음 해명을 했을 때)까지도 나는 욕심을 못 버렸던 것 같다. 표절이라고 인정하는 순간 다시는 무대에 오를 수 없을 것 같아서 너무 무서웠다"고 털어놓으며 "반성 대신 변명하는 데만 급급했다 지금도 밤낮없이 석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께도 너무 큰 실례를 저질렀다"고 반성하면서 사과했다.


이 일로 홍진영은 가수로 무대에 오르고 방송에 출연하는 등의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에 들어갔다.


홍진영의 석사 논문은 결국 조선대에서 표절로 판정을 내리고 학위 취소 행정 절차를 밟았다. 홍진영이 언젠가 활동을 재개할 때도 '박사 가수'라는 수식어는 붙지 않을 것이다. 


홍진영은 분명 큰 잘못을 저질렀다. 학위를 따기 위해 치열하게 연구하고 고민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유발하고 허탈감에 빠지게 했다. 결은 다르지만, 딸의 입시비리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정경심 교수와 오버랩되기도 한다. 자신의 목적(이익)을 위해 법(사회적 규범)을 어기고, 공정성을 침해해 선의의 피해자를 만드는 일은 지탄 받아 마땅하다.


한편으론, 홍진영의 이번 논문 표절과 학위 취소 건을 지켜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홍진영에게 석사, 박사 학위는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가수가 되기 위해 일찍 연습생 생활부터 시작해 걸그룹으로 데뷔도 하고, 자신의 장점과 개성을 살려 트로트 가수로 전향해 톱스타가 됐다. '가수' 홍진영이 걸어온 길과 석박사 학위는 잘 매치가 안된다.


그동안 팬들은 홍진영이 '박사 가수'라서 그렇게 좋아하고 응원을 보내주고 노래를 듣고 따라 불렀을까. 아니다. 좋은 곡을 내놓고, 노래를 잘 하고, 무대 위에서 밝은 모습을 보이고, 방송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낸 것이 홍진영을 스타로 만들었다.


 
사진=더팩트 제공


인기 역사 강사 설민석 역시 최근 석사 학위 논문이 표절 논란에 휘말려 활동 중단을 했다. 그런데 설민석 강사의 경우, 석사 전공 분야가 역사였다. 석사 학위가 이후 그의 역사 강사로서의 활동과 방송 출연 등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었고 그로 인해 이익울 누렸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홍진영은 석박사 학위로 트로트 가수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거가 그로 인한 이익을 누린 것 같지 않다.


만약 홍진영이 먼 훗날 학자나 교수가 되겠다는 포부를 가졌던 것이 아니라면, 그의 석박사 학위 취득은 허영심에 의한 것으로 여겨진다. 표절 논문을 쓰고 학위를 받는데 누가 어떤 도움을 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남들보다 손쉽게 학위를 딸 수 있다는 점에 미혹돼 그럴듯한 '간판' 하나쯤 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21세기를 살면서, 이렇게 '학벌'에 연연하는 인식을 가진 점이 안타깝다.


국민 MC로 불리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유재석은 대학 중퇴를 해 최종 학력이 고졸이다. 대한민국 가요계의 지형을 바꿔놓으며 한때 '문화 대통령'으로 불렸던 서태지는 고교 중퇴를 해 최종 학력이 중졸이다. 잘생긴 배우의 대명사이면서 연기력도 인정받아 식지 않는 인기를 누리며 사회 활동도 많이 하는 정우성도 고교 중퇴로 중졸 학력을 가졌다.


연예인은 보여주는 것이 직업이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그 결과물로 대중의 만족을 얻었을 때 인기도 얻고 스타도 된다. 학벌이 좋다고, 집안 배경이 좋다고 스타가 되는 것은 아니다.  


홍진영의 이번 논문 표절 논란은, 공정한 사회에 대한 기본적인 화두를 던지기도 했지만 특히 연예계(또는 연예인 지망생)에서는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사례를 남겼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1989)라는 영화가 있었다. 영화를 안 봤더라도, 제목만 봐도 무슨 내용인지 짐작이 간다. 30년도 더 된 이 영화 제목을 패러디하자면, 연예인에게 '인기는 학벌순이 아니잖아요'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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