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등 재벌총수들의 가석방카드가 급류를 타고 있다.
새누리당과 경제부처에서 일정 자격을 갖춘 총수들에 대해선 선처를 해서 국가경제회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김무성대표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제회복을 위해선 일정기간 형기를 채운 총수들에 대해선 경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무성대표는 기업인 사면및 가석방문제를 박근혜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며 총대를 멨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도 그동안의 부정적 태도에서 물러섰다. 미디어펜의 보도(25일 <최태원 등 총수 가석방 김무성-이완구 엇박자 왜 이러나> 참조>등에 자극받은 이-김 원내리더들은 긍정적인 입장으로 선회했다. 수일전 조현아임팩트를 내세워 기업인 가석방은 힘들지 않겠냐며 김무성 대표의 발언에 대해 엇박자를 놓았던 것에 비하면 한결 부드러워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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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벌총수 등 기업인 가석방문제가 급류를 타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대표에 이어 이완구 원내대표도 긍정적인 입장으로 선회했다. 최경환 부총리는 일찌감치 경제회복을 위해 가석방필요성을 제창해왔다. 청와대는 법무부의 결정이라고 했다. 야당일각에서도 기업인 가석방에 대해 공감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최태원 SK회장의 경우 내년1월이면 4년 형기의 절반을 채우게 된다. 가석방 요건을 충분히 갖춘 셈이다. 당정은 기업인들이 일반 형사범에 비해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최태원 SK회장. |
이완구 원내대표는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원칙과 가석방 조건에 부합하고, 경제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에서 법무부가 협의를 요청해 온다면 야당과 컨센서스를 만들어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가석방문제는 야당과 협의대상이 아니고, 법무부가 결정하면 되는 사안이다. 사면복권은 청와대 박근혜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다.
이완구 원내대표가 야당과의 협의운운한 것은 아직도 뒷날에 대기업 특혜로 비칠까를 염두에 둔 정치적 발언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완구원내대표는 정홍원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다. 만약 그가 총리후보자로 지명된 후 국회청문회에서 야당의원들로부터 비리기업인에 특혜를 준 것으로 몰릴까봐 여전히 한자락을 깔고 있는 셈이다. 김재원 수석부대표도 이완구 원내대표와 같은 스탠스로 돌아선 것도 고무적이다.
열쇠를 쥔 청와대도 한결 완화된 입장을 밝혔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6일 “수감중인 기업인 가석방문제는 법무부장관의 고유권한”이라고 강조했다. 집권초기 강경하게 부정적 입장을 보였던 것에 비하면 긍정적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는 셈이다.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기업인 가석방에 대해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법무부실무자들은 이에대해 형기 등 일정 조건을 갖춘 수감자는 누구나 석방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법무부측은 기업인이 일반 수감자에 비해서 불이익을 받아선 안된는다 발언도 했다.
경제회생을 책임지고 있는 최경환부총리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속적으로 재벌총수등의 가석방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이를 박근혜대통령에게 건의까지 했다.
경제가 잔뜩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계의 사기진작과 투자확대, 일자리창출을 위해선 총수 등 기업인들에 대한 선처가 긴요하기 때문이다. 일자리창출효과가 큰 대규모 투자의 경우 총수 등 오너의 결단과 의지가 중요하다. 전경련 상의 등은 이미 법무부와 새누리당, 청와대등에 최태원 SK회장 등의 가석방등을 요청해놓은 상태다.
SK 최태원회장의 경우 내년 1월이면 형기(4년)의 절반을 넘기게 된다. 역대 총수중에서 최장수 수감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최회장의 경우 가석방요건을 충분히 갖췄다. SK그룹은 물론 재계에서도 최회장이 너무 오랫동안 수감생활을 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 하고 있다. 더구나 계열사에서 400억원을 조달해 투자한 문제로 4년이나 선고받은 것은 과잉처벌이라는 동정론이 팽배하다.
SK는 그룹매출이 150조원이 넘고, 한해 투자규모만 30조원이 넘는 글로벌 그룹이다. 에너지와 IT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SK는 세계 각국 정상및 다국적 기업총수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한 최회장의 경영복귀가 시급한 실정이다. 대규모 인수합병과 투자를 위해선 최회장의 경영재개가 필수적이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기업인 가석방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표명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박지원 의원과 이석현 국회부의장등은 기업인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가석방에 대해 공감을 표시했다. 물론 우윤근 원내대표 등은 기업인 가석방에 대해 기업인 봐주기라며 반대하고 있다.
아궁이의 장작은 계속 들어가고 있다. 불은 점점 세지고 있다. 밥이 거의 익어가고 있는 셈이다. 기업인들의 가석방은 내년 구정이나 3.1절이 유력시되고 있다. [미디어펜=이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