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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게 없다"…10만대선 무너진 경차, 미래 돌파구는?
김태우 기자 | 2021-01-22 11:29
2012년 20만 대 이상 팔리던 경차, 지난해 반토막
경차 시장 확대 가능성, 낙관·비관 공존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한때 국내시장에서 마이카 열풍을 몰고 국민차로 불렸던 경차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998년 IMF 외환위기라는 시대배경이 맞물리며 전성기를 맞았지만 시대가 변화했고 고객의 니즈가 바뀌며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경차 시장이 경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지만 큰차를 원하는 흐름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완성차 5사 등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경차는 9만6231대에 그쳤다. 연간 경차 판매량이 10만 대 아래로 내려간 건 2008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완성차 5사의 내수 판매가 전년보다 4.8% 증가했지만 경차 판매량만큼은 14% 급감했다.


 
현대자동차 터키공장 생산라인에서 현지전략형 경차를 생산중이다. /사진=현대차 제공


경차는 배기량이 1000㏄ 미만인 엔진을 얹고 길이(전장)와 너비(전폭)가 각각 3600mm x 1600mm, 높이(전고)가 2000mm 이하인 자동차를 말한다. 엔진 출력에 관한 제한은 없다. 애초 800cc로 제한했던 엔진 배기량은 지난 2008년 개정된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상향 조정됐다.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연비, 정부의 세제 혜택 덕에 경차는 한때 전체 신차 판매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마이카(my car)' 시대가 정착하는 데 기여한 공도 크다.


하지만 소득수준의 향상과 함께 고객의 니즈 변화에 따라 경차 인기가 식어가는 모습이다. 이동수단에 국한됐던 자동차가 새로운 휴식공간이자 나만의 시간을 즐길수 있는 놀이 공간으로 변화하며 넓은 공간이 필요하게 됐고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시장도 변화를 맞았다. 글로벌 차 시장에서 유행이 가장 빠르게 변하는 한국은 점차 크고 화려한 차를 선호하기 시작했다.


자동차 시장 베스트셀링 모델이 준중형차(아반떼)→중형차(쏘나타)→준대형차(그랜저)로 옮겨온 것도 이런 유행 변화를 의미한다.


자동차 제조사 역시 경차에 관한 관심을 줄이기 시작했다. 값비싼 노동력을 투입해 상대적으로 싼 경차를 만들어봐야 남는 게 없었다. 기아가 경차 모닝과 레이를 '동희오토'에 위탁 생산하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결국, 경차 시장이 변화를 맞고 있다. 내수가 위축되면서 신흥국 중심의 수출 전략 모델로 거듭나는 중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에 힘입어 경차에 이런 기능성을 추가한, 이른바 '경형 CUV'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 엑센트와 기아 프라이드 등 소형차가 단종된 이후 소형 SUV가 이 자리를 대신했다. 마찬가지로 경차의 빈자리를 경형 CUV가 채울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다만 이마저도 앞날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값싼 경차는 '현지생산 현지판매'가 정설이다.


한국자동차산업 근로자의 평균 급여는 이미 독일을 앞섰고, 일본과 대등한 수준이다. 때문에 현대차는 광주형 일자리 공장에서 경형 CUV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비싼 노동력으로 만든 경형 CUV가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경형 CUV도 볼륨을 확대해 경차의 재부활을 기대하는 것 보다 기존 경차고객의 이동정도 일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운전자가 휴식을 즐기는 공간이자 레저문화의 확산으로 또 하나의 생활공간으로 자리하게 된 자동차는 큰 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차 등 미래산업을 목표로 체질개선이 빠른게 이뤄지고 있는 산업흐름을 다시 돌리기는 힘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형 SUV나 CUV가 출시되면 신차 효과를 누리며 상당한 판매량을 기록할 순 있겠지만, 결국 기존의 경차고객을 흡수하게 되는 것"이라며 "목적에 따라 경차시장이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기여할 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SUV와 더 큰차를 선호하는 흐름을 되돌릴 만한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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