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입장문 통해 "민주당 후보라는 족쇄가 박영선 용기 꺾어버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문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에 대한 언급이 빠진 것과 관련해 “일말의 책임감과 미안함이 들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박 전 장관의 출마 선언 직후 입장문을 통해 "차분하게 그 한마디를 기다렸다. 제가 기억하는 '정치인 박영선'이라면 조금은 다르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같은 여성이기에, 민주당의 책임 있는 정치인이기에 짧게라도 미안함을 전하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이지만 결국 듣지 못했다"며 "박 후보는 진실을 회피했다. 피해자의 고통을, 시민의 분노와 실망을 차갑게 외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천 신청자 면접을 마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나 전 의원은 특히 "무엇보다도 이번 재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전임 박 시장이 같은 민주당 소속"이라며 "재보궐선거에 혈세만 800억 원이 넘게 든다. 민주당의 후보로 나서는 것 만으로도 몰염치인데 기어이 나섰다면 어찌 '그 사건'을 모른 척 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일말의 책임감과 미안함이 전혀 들지 않으십니까"라고 꼬집은 뒤 "민주당 4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민주당 정권의 장관까지 지낸 후보자로서 짤막한 유감 표명도 그렇게 어렵고 힘든 것이었는지..."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씁쓸하다. 진영이 무엇이길래 민주당 후보라는 족쇄가 박 후보의 용기를 꺾어버린 것일까"라며 "극렬 지지층의 반발이 두려워 한 명의 여성을 향해 가해진 무참한 폭력을 애써 망각한 후보는 절대, 결코 시민의 삶과 인권을 보듬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박 후보의 출마 선언으로 기쁜 날이기도 하지만 참으로 슬픈 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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