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호반건설이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36층 고층 아파트를 짓는다. 기존에 7층 이하 저층 아파트로 재건축되는 게 일반적이었던 가로주택정비사업의 틀을 깼다는 평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지난달 23일과 30일에 경기 부천시와 인천시에 위치한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중 인천시 서구 '석남역 석남동 490번지 일원 가로주택정비사업'에서는 지하 5층~지상 36층, 2개동, 223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조성하게 된다. 조합은 2023년 5월 착공을 목표로 두고 있다.
경기 부천시 경인로 134번길 51(송내동) 일대에 위치한 '삼익아파트2동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지하 3층~지상 17층, 202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조합은 상반기 중 건축심의를 통과시키고 2022년 10월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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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부천 '삼익아파트2동 가로주택정비사업' 조감도와 인천시 서구 '석남역 석남동 490번지 일원 가로주택정비사업' 투시도./사진=호반건설 |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정비가 필요한 노후·불량건축물이 밀집한 가로구역에서 종전의 가로를 유지하면서 소규모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하는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의한 소규모 정비사업의 하나다. 대부분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용적률과 층수 제한이 적용돼 노후 주거지를 저층 아파트로 탈바꿈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이번에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수주한 2개 단지가 각각 17층, 36층 높이의 고층 아파트 및 오피스텔로 조성된다는 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정호 서울시의원에 따르면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 조례가 개정된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설립 인가를 받은 가로주택정비사업 26개 조합 가운데 7층 이상이 적용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호반건설이 이번 수주로 15층 이상의 아파트 및 오피스텔을 조성할 수 있었던 것은 사업지로 서울을 벗어난 수도권의 제2종일반주거지역 외 부지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경기도와 인천시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의 경우 단지가 제2종일반주거지역에 지어질 시 15층 이하의 층수 제한을 두고 있다. 그 외 용도 지역에서는 층수 제한이 없다. 호반건설이 수주한 '경기 부천시 삼익아파트2동'과 '인천 서구 석남역 석남동 490번지'의 용도 지역은 각각 제3종일반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이다.
인천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이번에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수주한 서구 석남동 부지는 상업지역으로 좌측으로는 도로, 우측으로는 공동주택 등이 있는 빌라나 저층 주거지 위주로 이뤄져있다"며 "용도 지역 상 상업지역으로 용적률이나 층수제한이 없어 36층으로 허가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정비사업 부지가 부족하고 층수 제한 등 규제가 엄격한 서울 도심에서 눈을 돌려 경기·인천 소규모 정비사업으로 조성되는 단지의 층수를 늘리면서 정비사업 조합의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서울에서도 최근 도심 고밀개발의 일환으로 소규모 정비사업 활성화가 추진되며 가로정비사업 7층 층수 제한을 완화하는 새로운 심의기준이 마련되고 있다.
서울에서 제2종일반주거지역에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아파트를 조성하는 경우 기존에는 최고 층수를 7층 이하로 제한하고 있지만 새롭게 마련되는 심의기준으로을 적용하면 임대주택 건설 시 층수제한이 10층 이내로 완화된다. 부지면적 3000㎡이며 블록단위로 개발하는 사업지인 경우 추가 기부채납(공공기여)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15층까지 완화된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층수를 높여도 가로주택정비사업의 경우 서울 대규모 정비사업지에 비해는 건설사에 돌아오는 수익은 적지만 조합의 수익률 개선에 기여할 수 있었다"며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소규모 사업지지만 수도권에서 정비사업 시공권을 따낸 것에 의미 있는 현장"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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