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우 기자]편의점 씨유(CU)로 잘 알려졌던 BGF가 전방위 사업 확장으로 유통그룹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2세 경영을 본격화 하면서 편의점에서 나아가 물류와 식품, 친환경, 금융 등을 아우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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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GF 홍정국 사장(대표)/사진=BGF 제공 |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삼성증권과 함께 편의점 MZ세대 고객들을 재테크 프로모션을 한다고 4일 밝혔다. 멤버십 어플인 포켓CU를 통해 삼성증권 비대면 계좌 개설 창구 역할을 하고 이를 통해 신규 계좌 개설 고객이 삼성증권 어플로 금융 상품을 매수하면 해당 금액의 1%를 CU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행사다.
투자금으로 적립한 CU 포인트는 포켓CU나 전국 1만 5000여 개 오프라인 점포 어디서든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편의점이란 영역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마케팅을 도입했다고 자평했다.
BGF 지난해 말 인사에서 홍석조 회장의 장남인 홍정국(38) BGF 대표이사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홍 대표는 2018년 말부터 국내 마케팅 업무를 도맡고 있다. 직접 진두지휘했던 이란 진출이 실패로 돌아가긴 했지만, 대신 홈그라운드에서는 날개 돋친 듯 거침없는 영역확장을 하고 있다.
2018년 당시 일찌감치 ‘헬로네이처’를 통해 온라인 프리미엄 신선식품에 진출했다. 헬로네이처는 온라인 식품회사로 소비자에게 유기농 식자재나 식료품을 배송해주는 사업을 한다. 한때 적자로 BGF 아픈 손가락이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신선식품 배송 시장이 각광을 받으면서 주문이 늘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인 지난해 1~9월 헬로네이처 팝업스토어의 일평균 주문량과 매출은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올해 들어서는 더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선 BGF리테일에 스마트 오피스를 본격 도입했다.
네이버와 O2O 플랫폼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 제휴도 맺었다. 인천시 송도에는 스마트 편의점 CU삼성바이오에피스점을 열었다. 국내 최초 안면 인증 출입 시스템 도입해 점포 출입 관리를 한다.
홍 대표와 한 살 터울인 동생 홍정혁 전무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홍 전무는 신사업개발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BGF그룹은 2019년 6월 BGF에코바이오를 설립하면서 친환경 사업에 진출했다. 설립 한 달 뒤에는 국내 유일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 ‘플라스틱애시드(PLA)’ 발포 핵심 기술을 보유한 업체 KBF를 인수했다. PLA는 매립시 퇴비화 조건에서 90% 이상 분해돼 미세플라스틱 없는 플라스틱 대체제로 주목받고 있다.
홍 전무는 2019년 10월 BGF에코바이오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당시만 해도 전도유망한 사업 정도였지만, 이듬해인 2020년 들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터지면서 지속 가능한 경영과 친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커졌다.
선제적으로 친환경 사업을 준비하고 있었던 BGF는 올해 들어 PB생수를 분리수거가 쉬운 무라벨 생수로 전면 교체하는 정책, 자체브랜드 일회용품을 전면 친환경 제품으로 교체하는 정책, 전국 모든 점포에 친환경 봉투를 도입하는 정책 등 여러 개의 내용을 잇달아 발표했다.
홍 전무는 2018년 실무부서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상무로 임명을 받아 회사에 합류했다. 당시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지만, 에코바이오 등을 이끌면서 현재 유통업계에서 주목받는 2세 가운데 한명으로 떠올랐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BGF 현재 사업 중심이 편의점이긴 하지만, 헬로네이처를 비롯해 최근 인천청라에 에코바이어 공장을 준공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보면 ‘그룹화’ 전략이 보인다”며 “앞으로가 기대되는 회사라는 평이 증권가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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