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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그동안 숱한 고난의 시간들을 참아줘서 고맙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회장에게 2014년은 의미있는 한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그룹의 가혹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이 지난해 빛을 보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걸고 그룹 살리기와 명예회복에 나섰다. 실패한 경영자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기위해 절치부심했다.
그는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며 구조조정과 경영정상화에 분투했다. 그는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12월 채권단으로부터 자율협약에서 해제되는 졸업장을 받은 것. 건설계열사인 금호산업도 지난해 11월 조건부 워크아웃에서 벗어났다. 채권단은 금호산업 지분을 오는 6월까지 처분한 후 워크아웃에서 해제시켜주기로 했다.
주력인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이제 채권단의 통제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룹을 재건할 수 있는 결정적인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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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회장(앞줄 중앙)이 지난달 27일 임직원들과 함께 관악산을 산행하면서 심기일전의 각오를 다지고 있다. |
지난 5년간은 박회장에게 실로 형언할 수 없는 고통스런 나날이었다. 그 이전에 대우건설및 대한통운 인수 등 공격경영으로 재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재계서열도 껑충 뛰어 10위권으로 진입했다. 선친 박인천 회장과 먼저 가신 두 형님 박성용회장, 박정구회장에게 가업수성을 넘어 더욱 발전하는 사세를 신고할 수 있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박회장에게 청천벽력이었다.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천재지변이었다. 격심한 위기가 닥쳐왔다. 어렵게 품에 안았던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잇달아 매각해야 했다. 채권단과 잇따라 재무약정과 워크아웃협정을 맺어야 했다. 재무적 위기가 닥쳐오면서 그룹은 공중분해의 풍전등화였다.
박회장은 신발끈을 고쳐맸다. 명예회복에 나섰다. 임직원들과 다시한번 해보자며 의지를 다졌다. 그는 모든 금호산업 경영정상화를 위해 대주주 차등감자를 받아들였다.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회장과의 계열분리도 마쳤다. 동생은 아직도 형에 대해 발목을 잡으며 소송전으로 맞서고 있다. 박회장은 자신의 진정성을 몰라주는 동생을 생각하면 안타깝기만 하다. 동생이 계열에서 분리돼 독립경영을 잘해주길 바랄뿐인데...박회장은 금호석화 지분을 팔아 금호산업 지분을 다시 사들여 경영권회복의 전기를 마련했다. 채권단에서도 그의 희생과 구조조정의 진정성을 높이 평가했다.
박삼구회장은 그룹재건의 희망이 보이는 올해 신년초 직원들과 산행에 나섰다. 이미 지난 12월 27일 전략경영실 임직원 80명과 함께 관악산으로 올라가며 파이팅을 외쳤다. 1월말까지 주말마다 임직원들과 함께 릴레이산행을 하기로 한 것. 이번 산행에는 임직원 1000명이 동참할 예정이다. 고달팠던 구조조정에 묵묵히 동참해준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을미년에도 더욱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자는 각오를 다지기위해서다.
박회장은 그동안 연말연시마다 임직원들과 산행을 했다. 하지만 이번 산행은 고된 행군의 종착점이 보이는 시점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박회장은 "을미년 2015년은 우리 금호아시아나그룹에게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열사 임직원들이 워크아웃등에서 졸업한 것에 만족해선 안된다고 경계했다. 더욱 정진하고, 더욱 좋은 실적을 내서 명실상부한 그룹재건의 해로 만들자고 당부했다.
박회장의 마지막 목표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지분을 되사오는 것이다. 다행히 금호타이어는 구조조정이 성과를 내고, 영업력 강화가 결실을 맺고 있다. 노조의 파업을 통한 제몫찾기도 해소됐다. 지난해 금호타이어 실적은 괜찮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2조6000억원, 영업이익 2772억원을 올린 것. 전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 11% 신장됐다.
박회장에게 을미년은 그룹재건을 완전하게 실현하는 중요한 한해다. 임직원과의 릴레이산행을 통해서 목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그래야 선친과 두분의 형님들에게 비로소 떳떳하게 그룹재건을 신고할 수 있을 것이다. [미디어펜=이의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