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절차를 본격화함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도 관련주들이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후폭풍이 거센 모습이다.
이번 쿠팡 상장이 국내 이커머스 성장을 가속화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쿠팡의 뒤를 이을 다음 주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예비 심사 등 상장에 필요한 절차를 마무리짓고 이르면 내달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이번 상장을 통해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이 이뤄진다면 국내 물류시설 확충은 물론 연구개발(R&D)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쿠팡의 상장이 국내 이커머스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명암이 공존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측면이 클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지영 NH투자은행 연구원은 “쿠팡의 자금 조달과 투자 확대로 단기적으로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이커머스의 침투율을 더욱 높이고, 국내 이커머스 시장 성장을 가속화 시키는 촉매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를 볼 때 쿠팡이 점유하는 시장 못지 않게 새로 열리는 시장도 클 것”이라면서 “국내에서 살아남을 만한 상장 유통기업으로는 이마트를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이마트의 쓱닷컴은 현재 일 12만5000건의 배송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마트는 이를 오는 2025년까지 배인 37만5000건으로 확대한다는 공격적 계획을 갖고 있다. 쓱닷컴은 쿠팡과 유사한 B2C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을 구축했음은 물론 아직 온라인 소비가 크지 않은 식품과 생필품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해 향후 잠재적 성장성이 크다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국내 이커머스 거래액은 지난 2019년 135조원에서 이듬해인 2020년 161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직매입 비중이 90%수준인 쿠팡의 매출액을 적용해 단순계산할 경우 전체 시장 거래액 증가폭(26조원)중 23%(약 6조1000억원)을 쿠팡이 도맡은 것이란 결과가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수요 증가에 따른 이커머스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쿠팡의 비중이 도드라진 셈이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미 증시 상장 추진으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가치도 재평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가장 눈여겨볼 만한 업체는 쓱닷컴(SSG.COM)이라”라고 평가했다.
이마트와 신세계가 합병돼 출발한 SSG.COM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빠른 성장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거래액이 4조원을 돌파했다. 쿠팡과 직접적으로 비교하면 규모 면에서 열위에 있지만 온라인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업체 중에서는 2위에 올라 있다. 올해 거래액은 무난하게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고 주 연구원은 분석했다.
주 연구원은 이어 “그럼에도 현재 가장 먼저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은 업체는 ‘티몬’”이라며 “지난해 4월 미래에셋대우를 상장 대표주관사로 선정한 뒤 올해 상장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또 “아직까지 상장 시점을 공식화 한 적은 없지만 11번가 역시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 2018년 5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할 당시 2023년까지 상장을 통한 투자회수를 약속한 바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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