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김조원→김종호→신현수, 비리 또는 부동산·검찰개혁 양대 논란
신 수석 거취 이번주말 분수령, 대통령 만류 있으나 복귀 어려울 전망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임명된지 2달여만에 사의를 표명하는 일이 벌어졌다. 검찰인사에서 ‘패싱 논란’을 겪은 신 수석은 문재인청와대의 첫 검찰 출신으로 검찰개혁의 여진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 수석은 문재인청와대의 네 번째 민정수석이다. 4명의 전·현직 민정수석이 예외없이 문재인정부의 가장 첨예한 갈등의 중심에 선 것이 사실이어서 이번 논란의 결과는 특히 주목된다.

이 중에서 문재인청와대의 초대 민정수석인 조국 전 서울대 법대 교수의 경우 2019년 9월 법무부 장관에 내정되면서 인사검증 과정에서 드러난 일가의 비리가 있다. 딸의 학사비리로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구속되는 등 개인 비리에 속하지만 그가 검찰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이른바 ‘조국 대전’으로 불리는 큰 국론분열을 초래했다.

조국 전 수석을 이은 김조원 민정수석은 감사원 사무총장 출신이다. 김조원 전 수석은 문재인정부의 양대 현안인 부동산 문제로 마지막 인사도 없이 2020년 8월 청와대를 떠났다. 당시 청와대는 비서관급 이상 고위 참모들에게 ‘1주택 보유’ 권고를 내렸지만 김 전 수석은 끝내 서울 강남 아파트 2채를 유지했다. 이 문제로 김 전 수석은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언쟁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 번째 민정수석인 김종호 수석 역시 감사원 사무총장 출신이다. 김종호 전 수석 때 이른바 ‘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불리는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이 표면화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추미애 전 법무장관이 추진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가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김종호 전 수석은 사퇴했다. 2020년 8월부터 그해 12월까지 불과 넉달에 불과한 임기를 채운 김 전 수석의 사표를 수리한 문재인 대통령은 처음으로 ‘추-윤 갈등’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 왼쪽부터 조국·김조원·김종호 전 민정수석, 신현수 민정수석./사진=청와대

그리고 문 대통령은 네 번째 민정수석에 처음으로 검찰 출신인 신현수 수석을 발탁했다. 문 대통령이 유연성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 속에서 마침 법무장관도 교체된 만큼 신 수석이 법무-검찰 간 갈등을 잘 봉합하고 순조로운 검찰개혁에 힘을 보탤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 7일 기습적으로 발표된 검사장급 인사 조율 과정에서 신 수석은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과 진통을 빚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유임되고, ‘추미애 사단’으로 불리는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이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영전하는 이번 인사안이 최종 대통령의 재가를 받기까지 신 수석은 배제됐다.

‘신현수 패싱’과 관련해선 이광철 민정비서관 등 현 민정수석실에 존재하는 ‘조국 라인’이 배경이 됐다는 설과 박범계 법무장관의 문 대통령에 대한 직보설 등이 있으나 후자에 무게가 실린다. 신 수석이 대통령의 몇차례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의를 고집하는 것은 문 대통령이 다른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란 해석이 따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8일 신 수석이 이날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휴가를 냈다고 전했다. 따라서 신 수석은 이번 주말까지 고심한 뒤 다음주 월요일인 22일 출근해 최종 거취표명을 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측은 신 수석이 주말까지 숙고한 뒤 직무에 복귀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임명 뒤 첫 검찰인사에서 패싱 당한 신 수석이 사의를 접고 다시 업무에 전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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