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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사천, 항공 MRO 사업 놓고 대립 확대
박규빈 기자 | 2021-02-22 13:39
윤관석·김교흥 민주당 의원 "인천공항공사, 항공기 정비업 가능해야"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 "인천공항공사, MRO 손 떼라"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 "수요 가장 많은 인천에 몰아줘야"

[미디어펜=박규빈 기자]항공 MRO(Maintenance Repair and Operation) 사업을 둘러싸고 인천과 경남 지역 국회의원들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객·화물 실적이 월등한 인천에 MRO 사업을 몰아주는 것이 옳다는 전문가 의견도 나온다.


 
대한항공 정비본부 소속 엔지니어들이 인천광역시 중구 운서동 정비 격납고에서 A380-800 항공기 정비 작업을 진행 중인 모습./사진=연합뉴스


22일 항공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6월 인천 중심 항공 산업 발전을 골자로 한 '인천국제공항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인천공항공사 사업에 항공종사자 양성을 위한 교육훈련 사업에 대한 지원과 항공기 취급업·항공기 정비업을 추가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이 같은 내용에 사천시·남해군·하동군을 지역구로 둔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설립 목적·사업범위가 주로 공항의 개발·운영에 관한 사업에 국한돼 있어 항공산업 지원을 위한 공공기관의 공적역할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지난달 20일 인천국제공항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했다.


하 의원안에는 항공산업 발전·항공사업자 경쟁력 강화 목적의 지원 사업 추가가 명시돼 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항공사업법 제2조제17호에 따른 항공기 정비업을 직접 수행하는 경우는 제외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사실상 인천공항공사로 하여금 항공 MRO 사업에서 손을 떼라는 의미다.


민주당은 이에 질세라 지난 2일 재차 인천국제공항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냈다.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해외 항공기 정비업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매년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국부가 유출된다"며 "세계적 허브 공항으로 성장한 인천국제공항의 경쟁력과 여건을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에 적극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항공기 정비업을 포함한 항공 산업 발전을 위해 인천공항공사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도 피력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한국항공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인천공항과 김포국제공항의 전체 운항 편수는 48만1824편, 여객 처리 실적은 8514만7413명이다. 같은 해 김해국제공항의 운항 편수는 8만7715편, 여객 처리 실적은 1317만6441명으로 집계됐다. 각각 5.493배, 6.462배나 차이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화물 처리 실적은 인천공항·김포공항 269만3232톤, 김해공항 1만8185톤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공항이 148.1배 더 많은 중량의 화물을 처리한 셈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인천과 청주가 항공 MRO 사업단지 유치를 놓고 옥신각신하다 국토부가 고심 끝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를 중심으로 사천에다 지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허 교수는 "기본적으로 항공 MRO 사업은 민항기와 군용기 시장을 나눠서 봐야 한다"며 "국내에서 민간 항공기가 가장 많이 몰려드는 길목 인천에 관련 사업을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뒷받침 하듯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일정 금액을 갹출해 지상조업사 샤프에비에션에 인천 소재 MRO 사업부를 만들었다. 국내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인천과 김포를 허브공항으로 삼고 있는 만큼 항공기들을 사천까지 보낼 여력도, 시간도 없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미 국방부로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 H-53E 대형 헬기와 주한·주일 미 공군 F-16 정비 사업을 수주했다./사진=대한항공 커뮤니케이션실 제공


아울러 현재 사천에는 KAI 군용기 MRO 수요를 제외하면 민항기 MRO 실적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전언이다. 심지어 군용기 MRO 실적은 경남 김해 소재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테크센터가 국내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대한항공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항공우주사업본부의 매출은 7404억원, 영업이익은 385억원이다.


실제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말 2030년까지 2900억원 규모의 주한·주일 미 공군 F-16 수명 연장·MRO 사업을 수주했다.


 
대한항공 격납고 내 헬멧과 주기 중인 항공기./사진=대한항공 유튜브 영상 "우리는 '대한항공'입니다" 캡처


허희영 교수는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1976년부터 7300억원을 들여 아시아에서 가장 큰 항공 정비창을 세웠다"며 "이곳 역시 공군 MRO도 담당하는데 사천과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전했다. 이는 곧 정치권이 사천에 인위적으로 MRO 사업을 몰아줘선 안 된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정부 역시 10여년째 MRO 사업 관련 발표를 해왔다. 하지만 때마다 지역 유치 경쟁이 심화돼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그는 "하영제 의원안은 인천과 사천 두 지역 모두 어정쩡한 상태로 만들자는 것"이라며 "인천에 민항 MRO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는 국가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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