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4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5일 삼성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8일 정도에 4분기 잠정실적(가이던스)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가 중요한 이유는 본격적인 어닝시즌의 신호탄일 뿐 아니라 침체에 빠진 국내증시의 큰 방향을 결정할 변수이기 때문이다.

   
▲ 전시된 삼성전자 스마트 기기들./사진=뉴시스

실제로 2013년 3분기 10조16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전성기를 찍던 삼성전자가 지난해 1월 8조원대의 2013년 4분기 영업이익을 내놓자 한국 증시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후 2014년 들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갈수록 줄어 지난해 3분기에는 4조원을 턱걸이하는 부진함을 보였다. 삼성전자가 부진한 실적을 올리면서 코스피지수 역시 1900선 초반까지 밀리고 있다.

일단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3분기 바닥을 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가의 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4조7872억원이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집계한 18개 증권사의 삼성전자 4분기 실적 컨센서스도 큰 차이 없는 4조7275억원이다.

하지만 하이투자증권(5조3000억원)을 비롯해 몇 개의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 역시 상승세다. 지난해 10월 110만원선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배당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 강화로 현재는 130만원선을 웃돌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 내부에서 4분기에 영업이익 5조원 달성에 실패했다는 얘기가 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등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적이 바닥을 쳤다는 주장도 그리 큰 증거는 없다. 에프앤가이드와 와이즈에프엔이 집계한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각각 4조7027억원, 4조6383억원으로 4분기 추정치 평균보다 오히려 작다.

송동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시장의 기대치가 이미 많이 내려간 상황”이라며 “3분기 실적이 바닥이라고 확실할만한 신호도 아직 없다. 다만 기대치가 내려갔기 때문에 실적발표로 시장에 충격을 주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배당확대 역시 이미 삼성전자 주가에 반영된 데다 장기적인 이슈”라며 “시장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단계는 아직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증시 영향력이 예전에 비해 못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4분기 실적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정도로 예상한다”며 “지난해 삼성전자 주가가 시장보다 못한 수익률을 보였지만 올해는 적어도 시장수익률은 따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예전 전체 시가총액 비중 25%를 차지하던 것에 비하면 현재 삼성전자는 개별종목으로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실적은 발표 전까지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4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을 못 넘었다는 루머도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