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이른바 ‘검찰 개혁의 속도 조절’을 당부했지를 두고 정부·여당 내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문 대통령이 해당 발언을 “말했다”고 밝힌 반면, 이 말을 들었어야 할 박 장관과 제3자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안 했다”고 주장했다.
유 실장의 발언대로 문 대통령이 속도 조절을 당부했다면, 민주당이 대통령의 의도와 달리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의미다. 나아가 당청간 불협화음, 대통령 레임덕의 신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유 실장은 24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여당이 추진하는 검찰의 수사권 박탈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중이 무엇이냐'는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대해 "박 장관이 임명장을 받으러 온 날 대통령이 속도 조절을 당부했다"면서 "민주당에서 충분히 속도 조절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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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우측)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월 29일 임명식을 갖고서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하지만 박 장관은 정반대의 입장을 내놨다. 그는 이날 대전보호관찰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속도 조절론’에 대해 “대통령께서도 그렇고 저도 속도 조절이라는 표현을 쓴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검찰의 중요범죄 수사 역량과 관련한 자질을 고려하되 궁극적으로는 수사·기소가 분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 실장은 이에 대한 곽 의원의 지적에 "팩트는 임명장 주는 날 대통령이 차 한 잔 하면서 당부할 때 이야기 나온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운영위원장인 김태년 원내대표가 “대통령이 속도 조절하라고 말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따지자 유 실장은 "정확한 워딩(발언)은 기억 못하지만 그런 뜻이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그 자리에 같이 있었는데, (문 대통령이) 그런 의미의 표현을 했다"고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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