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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바이든의 대북정책특별대표는 탄생할까
김소정 부장 | 2021-02-25 11:28

 
김소정 외교안보팀장
[미디어펜=김소정 외교안보팀장]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직후 새 정부가 북핵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주목받으면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북한에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심지어 랠프 코사 태평양포럼 명예회장은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할 의지가 있다’고 말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순진하다. 몹시 놀랍다”고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서 핵포기 결단은 오로지 김정은 위원장에 달려있다. 그래서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나본 문재인 대통령만큼 그의 비핵화 의지를 잘 알고 있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통역에 의지해 김 위원장과 대화했으니 문 대통령에 비해 소통이 부족했을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선 그 이전의 평가를 차치하고 1‧2차 북미 정상회담을 포함해 트럼프 행정부에서 진행된 수차례 북미대화 과정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해 비교적 정확한 대답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맡았던 스티븐 비건 부장관에게서 나왔다. 


비건 대표는 서울에서 페어웰 강연을 하면서 관련 질문에 “모든 것이 아직 다 가능하다는 것이 나의 중심적 메시지”라고 답했다. 북한이 대화에 나섰으니 그 자체가 기회라는 말로 해석된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 완성을 위해 ‘시간 벌기’를 하고 있다는 기만설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바로 비건 대표도 아쉬워한 ‘비핵화 로드맵’에 북한이 찬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건 대표는 북핵 협상을 진행한 소회를 밝히면서 “아주 크고 과감한 아이디어와 지속적인 협상이 필요하다. 미북 관계 전환, 항구적 평화체계 구축, 그리고 궁극적으로 북한과의 경제협력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실패한 하노이회담에 대해선 “북미 양측이 서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기회였다”면서도 “실무 레벨에서 카운터파트들이 비핵화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금지돼있는 것이 문제였다. 실무협상이 정상회담의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중요하다는 교훈이 남았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워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청와대·뉴스1·백악관

트럼프 행정부 때 진행된 북미대화 과정에서 사실 비건 대표만큼 진정성을 보인 인물을 꼽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이런 까닭에 정부도 비건 대표의 페어웰 방한 때 꽤 극진한 대접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비건 대표 강연의 핵심은 북한과 실무협상이 어려웠고, 그래서 ‘비핵화 로드맵’을 만들지 못했으며, 정상이 곧바로 만나는 톱다운 담판은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그는 하노이회담에서 미국이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안을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당시 직면한 어려움은 그것이 북한 핵 프로그램의 최종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당시 북한 비핵화의 최종 상태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북미대화가 지속되면서 트럼프 정부도 더 이상 ‘선 핵폐기‧후 보상’을 고집하지 않게 됐지만, ‘비핵화 로드맵’ 합의가 안됐으므로 일부라도 대북제재 해제를 할 수 없었다는 말이 된다.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자 정부는 싱가포르 합의 계승을 강조하고 있다.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위원장이 핵‧미사일 개발 모라토리움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북한이 싱가포르 합의를 지키고 있는데 굳이 이를 뒤집고 바닥부터 시작할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정부는 2019년 2월 ‘노딜’로 끝난 하노이회담 때 협상 테이블에 올랐던 ‘영변 플러스 알파 핵시설 폐기’ 대 ‘민생 제재 5개 항목 해제’에서 협상을 바로 시작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북한은 새 협상을 위해 어느 정도 권한을 위임하는 실무대표단을 가동할 수 있을까. 사실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트럼프 정부는 보텀업 협상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했고, 북한이 이를 거부하면서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빅딜이냐 스몰딜이냐의 단계적 조치 여부보다 톱다운이냐 보텀업이냐의 협상 방식이 더 문제로 남았다. 결론적으로 실무협상을 거부하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의심받았다.    

 

이제 예상대로 바이든 정부가 대북정책을 수립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를 구성하고 있는 면면을 볼 때 바이든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수준뿐 아니라 독재정치, 인권 문제, 중국과의 관계 등을 포괄적으로 검토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리고 바이든 국무부의 대북정책특별대표 탄생 여부가 대화 또는 압박의 모자를 쓰게 될 새로운 북핵 전략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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