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 질주하던 국내 증시에서 제약·바이오주 맥 못춰
타 섹터 기업의 잇딴 호재 발생으로 시장의 관심 멀어진탓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지난해 말부터 올해초까지 국내 증시에서 나홀로 소외됐던 제약·바이오주의 위상이 다음 달부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하면서 관련 분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대형주 강세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초 2400포인트에서 올 1월 3200포인트까지 질주했다. 지수가 급등하며 시장의 분위기도 한껏 달아올랐지만, 유난히 제약·바이오주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심화됐을 때 이들 업종이 국내 증시 상승을 견인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실제 코스피의약품 지수와 코스닥제약 지수는 이달 들어 올해 연초 대비 각각 9.8%, 13.1%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최근 증시에서 소외된 이유로 타 섹터 기업의 호재가 잇따라 발생한 점을 꼽는다. 

반도체, 자율주행 및 전기자동차, 이차전지 등 대형주에 대한 실적 개선 및 모멘텀 확보 기대감들이 반영되면서 제약·바이오주는 상대적으로 외변받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제약·바이오 시장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성장 모멘텀 부족도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2조7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신규 위탁생산(CMO) 수주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미 주가에 이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됐고, 이미 지난해 주가가 2배 이상 뛰어 추가 상승 여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셀트리온의 경우에도 미국향 트룩시마 출시 9개월차에 처방액 기준 점유율이 18~21%에 머물며 점유율 확대는 정체되기 시작했다. 점유율 추가 확보를 위해 가격을 경쟁 제품인 룩시엔스 수준으로 인하할 예정인 만큼 올해 성장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또 연초 신약개발 기업들의 부정적인 임상 결과 공개도 제약·바이오 섹터에 대한 투자자들의 외면을 부추겼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 오스코텍의 경우 SYK 저해제가 류마티스관절염 임상 2a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고, 한올바이오파마의 자가면역질환치료제인 HL161도 부작용 발생으로 임상을 중단하면서 두 기업의 주가는 당일 20% 이상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제약·바이오주가 이 같은 부침 속에서도 다음 달부터는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섹터에서 주목할 만한 기업의 상장이 잇달아 진행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4월부터는 항암제 관련 주요 학회가 연이어 열리면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여진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월 중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이 예정됐는데 코로나 19 백신 위탁 생산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면서 “해당 기업의 상장을 계기로 백신 위탁생산과 관련된 기업들의 가치도 재평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선 연구원은 이어 “오는 4월부터는 항암제 관련 주요 학회들이 잇달아 개최된다”면서 “학회에서 임상 결과들을 발표할 예정인 항암제 및 신약개발 기업들의 모멘텀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