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 없이 정치인과의 지연, 학연 등에 의해 수혜주 분류
주가 급등락 심해…세력의 먹잇감 될 가능성 높아 '주의'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4·7 재보궐선거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테마주들이 들썩이는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는 매 선거철마다 뚜렷한 근거나 이유없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한 뒤 검찰 청사를 떠나며 인사말을 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NE능률은 전 거래일 대비 29.89%(1330원) 급등한 5780원으로 장을 끝마쳤다. NE능률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주로 꼽힌다. 최대주주가 윤 전 총장과 같은 종친회 소속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윤 전 총장 관련주 팬엔터테인먼트도 전일 대비 19.28%(1240원) 오른 7670원으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팬엔터테인먼트는 윤 총장과 서울대학교 법대 동문인 유재만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 관련주로 분류됐다.

반면 전날 윤 전 총장이 전격 사퇴 선언을 하면서 상한가를 기록했던 서연과 덕성은 이날 각각 18.96%, 9.63% 떨어졌다. 

서연은 사외이사가, 덕성은 대표이사와 사외이사가 각각 윤 총장과 서울대 법대동문이거나 검찰 선후배라는 이유로 윤석열 테마주로 거론됐다. 

이처럼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것은 다른 정치인 관련 테마주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초 가장 많이 오른 정치 테마주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관련주였다. 

오리엔트바이오의 경우 지난해 12월 말부터 약 한 달간 2배나 급등했고, 이 기간 성안은 300원대 ‘동전주’에서 1000원대로 뛰어 올랐다. 

최근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박영선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관련주들이 급등하기도 했다. 박 후보 관련주인 iMBC는 올해 들어 열흘간 50% 넘게 폭등했으며, 안 후보의 테마주인 안랩도 같은 기간 30% 넘게 상승했다.

지난 4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출을 위해 치러진 국민의힘 경선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당 후보로 확정되면서 그와 관련된 테마주인 진양산업, 진양폴리, 진양화학 역시 각각 8.72%, 5.09%, 12.15% 올랐다. 

정치 테마주는 증시의 다양한 테마주 가운데에서도 위험이 큰 투자처로 평가받는다. 뚜렷한 실체 없이 특정 정치인과의 지연, 학연 등에 의해 수혜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실제 윤 전 총장 테마주로 꾸준히 거론된 덕성과 서연은 지난해 주가 급등에 대한 한국거래소 조회공시 요구에 윤 총장과 사업상 관련이 전혀 없다고 공시한 바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정치 테마주는 기업 자체의 기초체력(펀더멘탈)과는 관계없이 군중심리에 이끌려 기대감만으로 오르다 일시에 급락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기업 실적 등 검증된 자료가 아닌 정치적 이슈로 움직이기 때문에 위험성이 크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치 테마주의 경우에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는 정치인이 투자 재료이다 보니 주가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리고 매도해 이익을 챙기는 이른바 ‘세력’의 표적이 되기도 쉽다”며 “정치인 이름 하나만 보고 묻지마 투자를 하기 보다는 기업 재무 구조, 실적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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