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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거리두기’와 ‘더 가까이’의 차이...경제도 그렇다
윤광원 취재본부장 | 2021-03-09 11:36
익숙한 것들과는 거리두기, 낯선 것들과는 더 가까이

 
윤광원 세종취재본부장/부국장 대우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사람들 간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젠 당연한 일상사가 돼 버렸다.


최근 한 친구의 부친상으로, 현대아산병원 장례식장을 찾았었다.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라 웬만하면 부의금 송금만 하고 말 텐데, 그럴 만한 친구가 아니었다.


조문객들을 대접하는 식당도 과거와는 전혀 낯선 풍경이었다.


좌식이 아니라 입식 식당이었는데, 식탁마다 투명 가림막에다 띄엄띄엄 사이를 띄어놓았고, 식탁 하나엔 4명이 아니라 대각선으로 2명만 앉게 돼 있다.


그것도 성이 안 차는지, 비워놔야 할 자리는 아예 의자를 빼지도 못하게 식탁다리와 단단히 묶어버렸다.


어쩔 수 없이, 같은 일행도 멀찌감치 거리두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 상황, 특히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는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일행이라 어쩔 수 없이 5명 이상이 식당에 같이 가게 되면, 혹시 누가 보고 사진을 찍어 신고하지나 않을까, 주인이 나가라고 요구하지 않을까, 늘 불안하다.


대학동기들의 산악회는 5달째 정기산행을 못하고 있다. 올해 시산제(始山祭)는 2월에서 3월로 연기했다가, 아예 포기해버렸다.


필자가 운영자인 트래킹 모임도 5개월 연속 ‘개점휴업’이다.


주변의 다른 산행 혹은 걷기모임은 행사를 못하다가 지쳐서, 전체 10명 이내에서 4명씩 조 단위로 움직이는 ‘편법’을 쓰고 있지만, 항상 조마조마하다.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사람들 사이의 거리두기지만, 결론은 ‘익숙한 것’과의 거리두기다.


 
서울 중구 파고다공원에 위치한 선별 진료소 앞에서 코로나 판정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띄엄띄엄 서서 기다리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방역만 그런 게 아니다. 우리들의 경제생활도 마찬가지다.


당장 소비문화의 모든 것이 바뀌었다. 이른바 ‘비대면’ 경제로의 대변화다.


과거 소비경제를 주도하던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완연한 사양길이고, 온라인, 특히 모바일쇼핑이 대세가 됐다. 같은 오프라인이라도 사람들은 동네 편의점만 찾는다.


‘혼밥’ ‘혼술’이 유행하고, ‘배달문화’가 정착됐다.


생산과 기업현장도 마찬가지다. 당장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면서, 기업들의 인식도 바뀌었다. 꼭 같이 모여 일해야 되는 것은 아니라고...


회의도 모여서 할 필요가 없어졌다. ‘줌’이라는 화상회의가 유행이다.


사실 비대면 회의는 예전부터 얼마든지 가능했다. 카카오톡 ‘단톡방’을 이용하면 된다. 그래도 얼굴을 보지 않으면 뭔가 허전하다면, 줌 시스템이나 다른 온라인 화상 방식이 있다.


이렇게 시대가 바뀌었다면, 우리들의 생각과 태도도 변해야 하지 않을까?


이젠 크기만 해선 좋은 것이 아니다.


기업도 무작정 규모를 키우고, ‘문어발’처럼 사업영역을 확장하려는 것은 옛말이 됐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큰 흐름이고, ‘강소기업’ ‘유니콘기업’이 각광받고 있다.


우리 재벌들도 익숙했던 ‘과거의 폐단’이 있었다면, 과감히 털어버려야 한다.


‘오너경영’은 나름대로 분명한 장점이 있다. 그러나 기업의 이익보다 오너일가의 사익(私益)을 더 중시한다든지, ‘독단적 의사결정’ 등은 거리를 둬야 할 낯익은 옛 폐단들이다.


입점업체나 하도급업체를 쥐어짜고, 소비자들을 기만하거나 탈법행위는 당연히 그렇다.


노동조합도 마찬가지다.


노조 하면 많은 인원들이 모여 구호를 외치고, 주먹을 내지르며 투쟁가요를 부르는 게 익숙하다. 이런 구태의연한 강경투쟁은 정말이지 이젠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특히 이미 경쟁에서 뒤쳐진 쌍용, 르노, GM의 자동차 3사 노조를 보면, 천불이 날 지경이다.


노조라는 것 자체도 버려야 할 과거 유산이다. 대규모 대량생산의 시대가 가버린 지 언제인데 구태의연한 노동운동에 연연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정부는 더욱 과거의 ‘적폐’를 청산하고, 철저하게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던 구호들, ‘소득주도성장’, 일방적인 ‘노동시간 단축’, ‘노동친화정책’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다.


관료들도 규제로 손쉽게 정책의 성과를 내려는 기존 발상을 버려야 할 것이다.


일례로, 이미 대세가 아닌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를 지속해야 할 이유는 더 이상 찾기 어렵다.


그러나 역으로, 거리두기가 아니라 ‘더 가까이’ 해야 할 것들도 분명히 있다. 바로 과거엔 인숙하지 않았던, 낯설고 소원했던 것들이다.


우선 기업 오너와 노동자들이 허물없이 한 마음으로 어우러지는 모습이다. 노사화합은 기업 성장발전의 필요충분조건이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청과 하청업체, 플랫폼이나 대형 유통업체와 입점업체가 서로 상생하려는 노력도, 기존에는 익숙하지 않았던 모습들이다.


‘주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임대인과 영세 소상공인 임차인들의 공존공생도 그렇다.


정부가 기업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형식적인 ‘보여주기’가 아니라 진심으로 기업인들의 고충을 덜어주고, 사기를 진작시켜주려는 ‘진정성’도 기존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 정부가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동안 조금이라도 더 성과를 내려면, 과감하고 혁신적인 규제개혁과 기업친화정책이 필수적인 이유다.


이젠 익숙했던 과거의 낡은 것들과는 거리를 두고, 낯설고 하지 않았던 것들과는 더 가까이 할 때다. 그것이 코로나19 사태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교훈일 것이다.


더불어, 주변의 인간관계도 거리두기와 더 가까이를 위해, 다시 한 번 곱씹어 볼 일이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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