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던 카드사들 사이에서 희망퇴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비용 절감에 따른 불황형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엔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의 악재가 겹칠 것에 대비해 허리띠를 졸라매며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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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디어펜 |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최근 만 40세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이번 희망퇴직은 2019년 초에 이어 2년 만에 이뤄졌으며, 총 23명이 KB국민카드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는 36개월치 임금이 특별퇴직금과 자녀 학자금이 지급됐다.
우리카드도 올해 초 입사 후 10년 이상 재직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우리카드의 희망퇴직은 2013년 분사 이후 처음이다. 이를 통해 대략 10여명이 회사를 떠났으며, 우리카드는 희망퇴직 직원들에게 직급·연령에 따라 임금의 24~36개월 분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했다.
하나카드도 67년 이전 출생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20여명이 연봉 260% 수준의 퇴직금, 자녀학자금과 의료비, 전직지원금 등을 받고 회사를 떠났다.
카드업계의 희망퇴직 바람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BC카드는 지난해 10월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두자릿수 규모의 인력들이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에선 지난해 7월 재직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해 200여 명이 퇴사했으며, 신한카드 등에서도 지난해 1월 희망퇴직이 진행된 바 있다.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카드사들이 희망퇴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업황이 갈수록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짙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한·삼성·KB국민·현대·BC·롯데·우리·하나카드 등 8개 전업카드사의 잠정 당기순이익은 2조614억원으로 전년대비 25.2% 늘었다. 다만 이는 카드사들의 비용절감 노력에 힘입은 결과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올해는 특히 가맹점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을 앞두고 있어 카드사들의 부담이 더욱 큰 상황이다.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은 2012년 개정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3년마다 이뤄진다. 지난 10년간 정부 정책에 따라 가맹점수수료가 12차례 낮아진 선례를 비춰 볼 때 이번에도 카드수수료율이 추가로 인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역시 특별한 수익원 개척을 하지 못한다면 비용 절감을 통해 실적 방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또 한차례 인하된다면 카드사들의 비용 절감 노력은 더욱 절실해 질 수 밖에 없다"며 "업황 악화에 따라 추가 인력 감축에 대한 우려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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