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2곳, 박 상무 제안 긍정적 평가…"기업가치 제고"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2곳이 박철완 상무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대표-이사회 의장 분리선임과 사내·외이사 선임 및 배당안 등 박 상무의 주주제안에 대해 모두 찬성표를 행사하라는 권고를 했다.

이는 △법 위반 이력 여부 △장기 기업가치 훼손 가능성 △충실한 이사의 의무 수행 가능성 △사외이사의 독립적인 업무수행 여부 등을 검토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으로, 박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면 현 경영진에 대한 견제 및 이사회 균형 확보가 가능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서스틴베스트는 박찬구 회장이 배임으로 대법원에서 최종선고를 받았으나, 2019년 주총에서 과반수를 차지한 사외이사들이 해임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히려 사내이사 후보로 올린 것을 들어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 서울 을지로 금호석화 사옥/사진=금호석유화학그룹


글래스루이스도 보고서를 통해 "박 상무가 지난 몇 달간 진행해온 주주제안 캠페인이 이미 혁신과 개선을 만들어냈다"면서 "박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것이 금호석화 주주로서 혜택을 받는데 가장 좋은 선택"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회사의 재무상황 및 경영전략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현 이사회의 결정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는 글래스루이스가 금호석화의 안건이 보수적이라고 판단한 것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박 상무의 배당안이 코스피(KOSPI) 평균 40%, 업계 평균 50% 수준으로 적정하다는 것이다.

내부거래위원회·보상위원회 설치에 대해서도 박 상무의 주주제안이 각 위원회의 독립성을 더욱 보장하고 구체적인 역할도 명시했으며,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후보로 지명된 민준기 변호사가 회사 측 후보자보다 적합하다고 봤다.

박철완 상무는 "변화의 방향을 제시한 주주제안이 폭넓게 공감을 받고 있어 기쁘다"며 "이번 캠페인 과정에서 다양한 국내외 주주분들과 소통하며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겠다는 의지를 단단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 11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사진=플레시먼힐러드


이에 대해 금호석화는 그간 박 상무 측이 반대한 금호리조트 인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등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으로 방어에 나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외부평가기관 감정평가 및 최근 유사거래 등을 토대로 볼때 금호리조트의 부동산 자산가치가 7900억에 달하며, 부채(3700억원)를 감안해도 재무여력상 여파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국내외 영업·관리부문에서 활약한 김성일 금호미쓰이화학 전무를 대표로 낙점했을 뿐 아니라 20여년간 호텔신라 경영 전반을 경험한 김진혁 전 상무를 리조트사업 담당임원, 한솔오크밸리 흑자전환을 이룬 전유택 전 한솔개발 대표를 골프사업 담당임원으로 임명했다. 회사내 '재무통'으로 불리는 조형석 상무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발령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토대도 다졌다.

금호석화는 아시아나CC·아산스파비스에 있는 유휴부지를 활용한 외부투자 유치 등 부가가치도 창출할 수 있으며, 온라인 플랫폼과의 전략적 제휴를 비롯해 수익를 낼 수 있는 신사업 모델로 빠르게 전환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에 성공할 경우 금호석유화학그룹은 64개 대기업집단 중 59위에서 53위로 오를 전망"이라며 "금호티앤엘을 비롯한 계열사 노조들까지 실적 향상 등을 이유로 경영진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도 주주들의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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