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신진주기자] '호갱' 취급하는 국내 제과업체에 뿔난 소비자들이 수입과자로 눈을 돌리면서 이 시장이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과자 봉지로 뗏목을 만들어 한강을 횡단한 퍼포먼스가 많은 화제를 모았다.

   
▲ 제과업계의 과대포장을 꼬집기 위해 질소 충전된 과자 봉지 150여 개를 묶어 '과자 뗏목'을 만든 대학생들이 한강을 횡단했다.

'질소 과자' 논란을 풍자하기 위해 봉지과자 160여 개를 이어 붙여 만든 네모난 뗏목으로 한강을 횡단한 것이다.

이후 국내 제과업계에 대한 여론의 분노가 거세졌고, 인터넷엔 "질소를 샀더니 과자를 덤으로 주더라", "제과업체들이 소비자들을 호갱님 취급한다"고 비판했다.

당시 국내 제과업체 관계자들은 과자의 운반·유통·보관 중 제품을 보호하기 위함이지 소비자를 기만하려 눈속임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후 오리온 마켓오 리얼브라우니 등 포장 공간을 줄이거나 내용물을 낮추려는 움직임도 보였지만 '질소 과자'라는 낙인 찍힌 우리나라 과자에 실망한 사람들은 수입과자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수입과자라면 무조건 비쌀 것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오히려 국산보다 저렴하며, 과대포장도 없어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는 추세다.

저렴하고 질 좋은 제품을 살 수 있는데 굳이 국산 과자를 고수할 필요는 없다는 인식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퍼져나갔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2014년 전체 과자 수입액은 4억3천630만달러로 5년전인 2009년(2억1629만달러)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시장 규모도 지난 5년간 매년 10%씩 성장했다.

   
▲ 서울 중구 봉래동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고객이 수입과자를 살펴보고 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수입과자 매출 역시 상승세다.

최근 수년 동안 롯데마트 내 수입과자 비중은 2010년 8.2%, 2011년 14.3%, 2012년 16.4%, 2013년 20.9%, 2014년 26.5% 등으로 계속 높아졌고, 수입과자 품목수도 다양해졌다. 아예 수입과자만 취급하는 전문 로드숍도 인기를 얻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명 제과업체들이 해마다 가격 인상을 단행하며 가격을 크게 올린 바람에 수입 과자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높아졌다"며 "해외 직수입과 병행 거래 등을 통해 수입 제품을 대량으로 들여와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국내 제조사들이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다면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가 절감과 포장 등 제품 품질 개선 등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