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사의 표명…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 앞두고 서둘러 교체
   
▲ 이호승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사진=청와대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임대차 3법 시행 직전 전셋값을 14.1% 올리는 계약을 한 김상조 정책실장을 전격 경질했다.

김상조 실장은 임대료 인상 폭을 5%로 제한하는 내용의 임대차 3법이 시행되기 직전 본인 소유 서울 강남구 소재 아파트의 전세보증금을 14.1% 올리는 계약을 한 것으로 28일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전날인 28일 유영민 비서실장에게 사의를 전했고, 이날 아침 문 대통령에게 직접 사의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부동산 불법투기 근절을 위한 범정부 총력 대응 체제를 가동하고, 재발방지 종합대책 등을 마련하는 제7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열 예정이다. 따라서 청와대는 김상조 실장이 이 회의에 참석해 문 대통령의 의지 발표를 반감시키는 일을 피하기 위해 후임 정책실장을 서둘러 정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실장이 전세보증금을 올린 것은 맞지만 불법 행위는 아닌데 경질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면 되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부동산 관련해서 굉장히 엄중한 상황인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면 된다”며 “우선 본인이 관련 지적을 받는 상황에서 오늘 회의를 시작으로 이 일(투기 근절)을 맡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본다는 강력한 사의 의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실장은 지난 연말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일이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재난지원금과 코로나19 백신 등 진행해온 업무를 마무리하며 김 실장의 사의를 반려한 바 있다.

이날 유영민 비서실장은 이호승 신임 정책실장, 김상조 정책실장과 함께 춘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에 이호승 현 경제수석비서관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유 실장은 이호승 실장에 대해 “현 정부의 대통령비서실 일자리기획비서관, 기획재정부 1차관을 거쳐 현재 경제수석비서관으로 재임하며, 재난지원금과 한국판 뉴딜, 부동산정책 등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조 전 정책실장 마지막 인사말에서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엄중한 시점에 국민께 크나큰 실망을 드려서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책실을 재정비해서 2.4대책 등 부동산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하도록 빨리 물러나는 것이 대통령 비서로서 마지막으로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새롭게 인사하는 이호승 실장은 “대한민국이 직면한 세가지 정책 과제에 집중하겠다”면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조기에 일상 회복, 기술과 국제질서의 변화 속에서 선도국가로 도약, 그 과정에서 불평등을 완화하고 사회안전망과 사람에 대한 투자 강화를 제시했다.     

이 실장은 “과거에도 많은 문제들이 있었지만 산업화와 민주화를 차근차근 이루어냈고, 오늘의 세계 10위권 중견국가, G7에 육박하는 소득 수준, 문화의 힘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는 매력있는 나라를 만들었다”면서 “앞으로 우리 국민들께서 가진 능력과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면서 자신감 있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뒷받침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호승 실장은 1965년생으로 광주 동신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 경제학 석사학위, 미국 조지아대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32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선임자문관과 기획재정부에서 정책조정국장, 경제정책국장을 역임했다. 현 정부에서 대통령 일자리기획비서관과 기획재정부 1차관을 거쳐 경제수석에 이어 정책실장에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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