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맥주 시장 부동의 1위 고수…'한맥' 출시로 견제
하이트진로, 테라 청정함 내세워 맥주시장 1위 탈환 예고
식음료 시장은 일상과 맞닿아 있는 만큼 치열한 경쟁으로 분주하다. 코로나19 여파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식음료 업계의 변화는 가히 주목할 만하다. 실물 경제의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변화된 일상과 소비 패턴에 재정비를 하고 있는 식음료 업계 주역들의 성공 비결을 분석하고 리스크를 살펴본다.<편집자주>

[식음료 열전②-맥주]'오비맥주 vs 하이트진로' 치열한 패권전쟁

[미디어펜=유진의 기자]맥주시장의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오비맥주는 대표 브랜드 '카스'로 국내 맥주 시장을 지배해오고 있었지만, 2019년 하이트진로가 '테라'를 출시하면서 카스의 입지를 맹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카스가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점유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메인 브랜드였던 '하이트'를 잠시 뒤로하고 '테라'에 주력하며 점유율을 끌어 올리고 있다. 테라의 맹추격이 두려웠던 오비맥주는 '테라'를 잡기 위해 국산쌀로 만든 '한맥'을 출시하며 묘수를 뒀다.

   
▲ 사진=각사 제공


◆오비맥주, '카스'로 2021년 맥주 시장 선도

1994년 출시한 대한민국 대표맥주 ‘카스’는 끊임없는 혁신과 탁월한 제품력으로 국내 맥주 시장에서 굳건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비맥주는 특히 2020년 코로나로 위축된 시장상황에서도 선도적인 온택트 마케팅, 패키지 업그레이드, 신제품 출시 등 시장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노력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굳건히 유지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카스는 국내외 주요 주류 품평회에서 다수의 상을 수상하며 대한민국 대표 맥주로서의 위상을 인정받았다"며 "오비맥주는 혁신적 시도로 새롭게 탄생한 ‘올 뉴 카스’를 앞세워 2021년에도 ‘국민맥주’ 브랜드 카스의 입지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비맥주와 카스는 2020년에도 국내 맥주시장을 이끌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2020년 가정용 맥주시장에서 52.8%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국민맥주’ 카스 프레시는 약 40%의 점유율을 기록, 2위 브랜드와 2배 이상의 격차를 보이며 코로나 시대에도 굳건히 1위를 자리를 지켰다. 2020 맥주 가정시장 판매량 Top 10에는 카스 프레시 외에도 카스 라이트, 버드와이저, 호가든 등 총 4개 오비맥주 브랜드가 포진해 있다.

국산맥주, 수입맥주, 수제맥주 등 수백 여 종 이상의 맥주가 어느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코로나 시대 ‘가정시장 대전’에서 카스가 1위를 차지한 것은 의미가 컸다. 코로나가 많은 소비자 트렌드를 바꾸기 시작한 2020년을 기점으로 맥주 소비 역시 가정시장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취향이 각기 다른 소비자가 다양한 맥주가 진열된 대형마트·편의점에서 직접 ‘카스’를 선택했다는 것은 그만큼 카스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오비맥주는 지난 12일, 혁신적 시도로 더욱 강력하게 진화한 ‘올 뉴 카스’(All New Cass)를 선보였다. 올 뉴 카스는 디자인 뿐만 아니라 원재료, 공법 등 맥주 제품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에 소비자 트렌드를 만족시킬 혁신적 변화를 도입했다. 우선, 투명병을 도입해 오늘날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심플함’과 ‘투명성’을 표현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시각적으로도 생생하게 카스의 청량감과 신선함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맛의 혁신도 이뤘다. 오비맥주는 세계 수준의 양조기술과 브루마스터들의 노력을 통해 카스의 시그니처 레시피는 유지하는 동시에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해 몇몇 요소들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최상급의 정제 홉과 맥아 비율을 통해 생생하고 깔끔한 맛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카스의 ‘콜드 브루 (Cold Brewed)’ 제조 공정에서도 신경썼다. 맥주를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온도를 알려주는 ‘변온잉크’ 온도센서인 ‘쿨 타이머’도 돋보이는 혁신요소 중 하나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급변하는 시장 상황과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선도적인 활동을 선보임으로써 위기 상황에 더욱 빛을 발하는 국내 1위 맥주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며 “2021년에도 새롭게 탄생한 카스를 앞세워 ‘국민맥주’ 명성을 이어갈 다양한 혁신 활동을 지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 오비맥주가 신제품 ‘한맥(HANMAC)’의 신규 TV 광고 ‘K-라거(K-LAGER)’ 편을 공개했다./사진=오비맥주


◆하이트진로, '테라' 맥주시장 1위 탈환 드라이브

하이트진로는 90년 양조기술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통해 국내 맥주 시장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고 있다. 국내 맥주 시장의 신화로 남은 하이트 맥주부터 국내 최초의 올몰트맥주 맥스, 국내 최초 발포주 필라이트, 태생적으로 차별화된 제품력의 '테라'까지 시장 정체기때마다 도전과 혁신으로 만들어낸 신제품을 출시, 소비자들의 새로운 니즈를 충족시키며 시장 발전의 핵심 역할을 해왔다. 

특히 1995년 업계 최초로 도입한 최적의 음용 온도를 알려주는 온도계·신호등(변온 잉크)마크, 1998년 생산 실명제, 2016년 엑스트라콜드 공법을 적용한 올뉴하이트 마케팅 등 철저한 품질관리와 소비자 친화적 마케팅 활동들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출시 2주년을 맞은 청정라거 테라는 그 동안의 지속적인 도전과 혁신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탄생, 국내 맥주 시장 혁신의 아이콘으로 평가받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청정라거 테라가 출시 불과 2년만에 누적판매 16억5000만병(3월 21일 기준)을 돌파하며 국내 대표 맥주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1초에 26병을 판매한 꼴이며 역대 브랜드 중 가장 빠른 판매속도로, 혁신을 바탕으로 한 태생부터 차별화된 제품력이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은 결과이다.  

실제 테라는 출시 최단기간 100만상자 출고 기록을 시작으로 100일만에 1억병, 1년만에 누적 6.8억병을 판매하며 국내 맥주 시장의 판도를 흔들었다. 출시 2년차 성적은 누적 16억병 이상을 판매하며 출시 첫 해 대비 105% 이상 증가하며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이는 코로나19로 주류 시장 자체가 축소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으로 유흥 시장이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대세감을 강화하며 성장세를 지속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테라는 어려운 유흥 시장 상황에도 2019년 대비 78% 판매량이 증가하며 존재감을 확실히 했다. 특히 지난해 가정 시장에서의 120% 성장은 수도권 중심의 유흥 시장에서의 돌풍이 빠르게 지방 상권, 가정 시장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테라의 폭발적인 성장은 전체 맥주 부문도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지난 해 맥주 부문 전체 판매량이 2019년 대비 12% 증가했으며 코로나19 영향으로 주류 시장 자체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도 가정 시장은 판매율이 23% 이상 성장했다. 또, 사회적거리두기, 영업시간 제한 등 코로나19 타격을 직접 받은 유흥 시장 역시, 주요 제품인 유흥 중병(500ml)의 판매가 2019년 대비 약 25% 상승했다. 

올해 백신 보급률 확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 주류 시장이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하이트진로는 공격적인 활동으로 테라의 대세감을 더욱 확산, 맥주 시장 1위 탈환을 시동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출시 3년차에 접어든 만큼, 테라의 차별적인 경쟁력인 제품의 '본질'에 더욱 집중, 강화해 테라의 핵심 콘셉트인 '청정'을 알리기 위해 필(必)환경 활동 등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출시 2주년을 맞은 테라가 국내 맥주 시장 혁신의 아이콘으로 소비자에 인정받으며 성장을 거듭,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며 "출시 3년차에는 더욱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맥주 시장의 판도를 뒤집어 1위 탈환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 하이트진로가 '테라'의 새로운 TV광고를 공개했다./사진=하이트진로


◆시장 점유율 방어냐 탈환이냐…'한맥 vs 테라'

오비맥주는 여전히 맥주 시장 점유율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하이트진로의 테라로 인해 점유율이 무려 10%나 떨어진 상태다. 

하이트진로의 기존 맥주 시장 점유율은 30%대를 보였지만 테라 출시 이후 40%대로 올라섰다. 하지만 오비맥주는 6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유지하다 최근 40% 후반대로 떨어졌다. 이에 오비맥주는 점유율 회복을 위한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오비맥주는 무섭게 따라오는 하이트진로 '테라'의 입지를 견제하기 위해 '한맥'을 출시해 녹색병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맥은 ‘고품질 국산 쌀’을 사용하며, 테라의 ‘호주 청정 맥아’에 국산쌀이라는 원재료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오비맥주의 한맥은 병 색깔, 맛, 디자인, 판매망등 모든 대목에서 하이트진로의 테라와 유사하다. 오비맥주는 한맥의 광고모델로 '국민 연기파 배우'로 잘 알려진 영화배우 이병헌을 기용했다. 같은 톱스타급 영화배우 공유가 선전하는 하이트진로의 '테라'를 겨냥한 전략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테라는 호주산 청정맥아를 원료로 100% 리얼탄산을 전면에 내세우며, 가볍고 휘몰아치는 탄산맥주로 젊은층을 타겟으로 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매출 상승을 주도할 만큼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한맥은 100% 쌀로 만든 국내 대표 라거를 표방한다. 한국적인 맛을 위해 우리 국민의 주식이자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쌀을 함유해 보다 상쾌한 풍미와 함께 묵직한 라거의 맛을 살렸다. 

업계에서는 오비맥주가 하이트진로의 기세를 꺾기 위해서는 이미지 회복이 급선무라는 시각이다. 그동안 오비맥주는 외국계 모기업을 둔 점 때문에 배당금에만 신경쓴다는 오해를 사왔기 때문이다. 특히 2019년에는 영업이익(4090억 원)보다 많은 배당(4390억 원)을 책정했고 이와 관련해 국세청에서 특별세무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또 노조와 관계도 악화되면서 기업 이미지는 어느정도 하락한 상황이다.

이에 오비맥주는 분위기 쇄신을 위해 2019년 말 남아시아 지역 사장이었던 배하준 대표를 긴급투입한 것이다. 배 대표는 오비맥주 대표에 오른 뒤 그동안 약점으로 잡혔던 사회적 책임과 제품투자에 집중하며 기업 이미지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오비맥주를 꺾고 1위를 탈환하기 테라만의 '순수한 컨셉'으로 젊은층만이 아닌, 모든 계층을 대상으로 친근한 이미지가 더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1993년 하이트 출시 당시 '100% 천연수로 만든 순수한 맥주'라는 컨셉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3년 만에 맥주시장 정상을 탈환한 바 있다.

당시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으로 '마시는 물'에 대한 공포가 퍼지던 시기였다. 페놀 원액이 대구 상수원으로 흘러들며 수돗물을 오염시킨 것이다. 페놀원액을 방류한 두산의 'OB맥주'는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고, 반대로 '천연수'를 어필한 하이트진로의 안정성과 투명성은 더욱 이목을 끌었다.

한 주류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와 미세먼지 등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테라의 청정함을 더해서 친환경적인 요소를 더욱 부각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며 "단 아직까지 '카스'라는 친근감 있는 맥주가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 내 쉽게 탈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