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 1공장 이어 아산공장도 휴업 검토
부품업체 72% "수급차질 올해 말까지 지속" 전망
실적 악화는 물론 전동화·자율주행화 대응에도 걸림돌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자동차업계가 반도체 수급난 심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 상황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자율주행화 추세로 전장부품 수요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패러다임 전환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진=현대차 제공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아산공장의 일시 휴업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국내 판매 1위 세단인 그랜저가 생산되고 있어 가동을 멈출 경우 회사측의 실적 타격은 물론, 고객 인도 지연까지 우려된다.

이번 휴업 검토는 차량 전장시스템 전반을 제어하는 '파워 컨트롤 유닛(PCU)' 수급 부족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울산 1공장은 이미 휴업 일정이 확정된 상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코나 전방 카메라용 반도체와 아이오닉 5용 PE모듈 수급 차질로 오는 7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가동을 멈춘다.

한국GM은 이미 지난 2월 8일부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50% 감산 체제를 유지하는 형편이다.

르노삼성자동차와 쌍용자동차의 경우 반도체와 관련된 생산 차질이 돌출되고 있진 않지만 이는 판매 수요가 많지 않은 탓이지 반도체를 충분히 확보해서가 아니다.

문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단기적으로 해소되기 힘들다는 점이다. 일차적으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IT용 반도체 수요 폭증으로 반도체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공급을 줄이고 IT용으로 전환한 여파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 텍사스 한파로 인한 삼성전자·NXP 반도체 생산시설 가동중단, 일본 르네사스 화재, 대만 TSMC 화재 등 돌발성 이슈까지 더해지며 공급불안은 더욱 심화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지난해 4분기부터 반도체 공급부족 가능성을 인지하고 재고물량 확보 등을 통해 대비했었지만 상황이 올해 2분기까지 이어지며 결국 가동중단을 면치 못했다.

사전 확보 재고가 바닥을 보이는 만큼 반도체 공급부족이 장기화될수록 피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이미 반도체 수급차질 장기화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정만기 자동차산업연합회(KAIA) 회장은 이날 '제14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에서 "KAIA조사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업체 48.1%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로 생산 감축중이고, 72%는 수급차질이 올해 말까지 이어진다고 전망했다"고 밝혔다.

특히 응답업체 중 49.1%는 반도체 수급차질 등에 의한 완성차업체들의 생산차질로 운영자금 애로가 심화되고 있다고 답했다.

전동화·자율주행화 등 기존보다 더 많은 전장부품을 요구하는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 대응에 있어서도 지금의 반도체 품귀현상은 심각한 걸림돌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포럼에서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전기동력, 자율주행자동차로 전환하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은 전장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지난해 초 중국산 와이어링하네스 수입에 차질을 빚은 후 반도체, 인버터, 감속기, 센서류 등의 국내 공급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래차에서 전장부품 비중이 기존 내연기관의 2배를 넘는 7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국내는 공급망이 취약해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간 공급망 내재화 등 외부 변수를 최소화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이 나온다.

정만기 회장은 "자동차 부품업체들 중 72%는 성능만 된다면 수입산을 국산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면서 "이번 위기는 잘만 활용한다면 우리 차량용 반도체 산업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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